[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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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걷기 좋은 올레길

김창길 2015. 7. 2. 22:08

 

 

딸 아이와 놀멍 쉬멍 올레길을 걸었다. 초등학교 2학년이라 한 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됐지만 놀거리가 있는 올레길이라 그야말로 놀멍 쉬멍 끝까지 걸었다. 구간 마다 색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올레5코스다.

 

 

 

남원 큰엉 해안경승지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포구에서 시작하는 5코스는 위미항을 지나 쇠소깍(소가 누워있는 모양의 연못)까지 14.4km 거리다. 남원읍의 작은 마을들과 포구들을 지나기 때문에 여자들이 걱정하는 화장실도 자주 나온다. 남원포구 해안길을 1km 정도 지나면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제주 특유의 해안절벽을 만날 수 있는데, '큰엉 해안경승지'라 불린다.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큰 바윗덩어리로 이루어진 언덕이라고 해서 '큰엉'이다.

 

 

 

한반도 숲 터널

 

 

 

1.5km에 이르는 큰엉 올레길에서는 숨은그림찾기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입을 크게 벌린 호랑이 얼굴 모양의 호두암, 여성의 젖가슴처럼 두 봉우리가 봉긋한 유두암, 인디언을 닮은 추장 바위 등 해안 절벽의 모양새가 독특하다. 절벽 아래서 새알처럼 동그란 바위를 발견했는데, 딸 아이가 공룡알 바위라고 이름을 지었다. 한반도 모양을 한 숲 터널도 만날 수 있다.

 

 

남원읍 위미리의 한 양식장 풍경

 

 

 

걷다가 지쳐 카페에 들렸다. 커피맛 좋다는 '와랑와랑' 카페는 문을 닫았고, 건축학개론으로 유명세를 탄 '서연의 집'은 연은들로 북새통을 이뤄서 통과. 사진말전문 갤러리카페 '마음빛그리미'에서 다리를 쉬게 했다. 딸 아이를 위한 시원한 한라봉 주스와 아이스 커피를 주문했다. 메뉴판이 없어 가격을 물어봤는데, 나가는 길에 후원함에 맘껏 내란다. 커피 맛도 괜찮았다.

 

 

 

 

위미리 작은 마을 개천 담벼락에 써있는 제주 방언.

 

 

 

특별한 맛집은 없어도 허기진 배를 달랠 수 있는 무인 스낵바도 있다. 자판기 두 개와 커피포트가 있는 작은 가게다. 남원 포구에서 사온 김밥을 먹은 터라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사람 없는 가게를 신기해하는 딸 아이와 함께 짜장범벅을 비벼먹었다.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다방 커피 끓여 마시기에 안성맞춤일게다.

 

 

 

 

 

 

구름 위로 솟은 한라산을 바라보며 길을 걷다보니 5코스 종착지인 쇠소깍에 도착했다. 독특한 용암 지형의 연못에서 즐길 수 있는 투명카약이 유명한 곳이다. 딸 아이와 함께 뱃놀이를 하고 싶은데, 마감 시간이 됐다. 일찍 와서 표를 끊고 두세시간 기다려야 한단다. 남원포구가 아닌 쇠소깍에서 투명 카약 먼저 타고 올레길을 시작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인것 같다.

 

2015. 6. 올레5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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