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스웨덴의 알카트라즈, 칼스텐 감옥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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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알카트라즈, 칼스텐 감옥

김창길 2016. 8. 14. 15:12



마스트랜드섬 꼭대기에 쌓아올린 칼스텐 감옥




미국에 절대 탈출할 수 없는 알카트라즈 감옥이 있다면, 스웨덴에는 살아 나오기 힘든 칼스텐 감옥이 있다. 알카트라즈와 칼스텐 모두 섬에 있는 감옥. 빠른 유속과 얼음짱 같은 온도 때문에 알카트라즈는 탈출이 불가능했다면, 가혹한 노역 때문에 사망자가 속출하는 수감생활로 악명 높은 감옥이 칼스텐이다.




칼스텐 감옥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 도심 북서쪽으로 45킬로미터 떨어진 칼스텐(Carlsten) 감옥은 마스트랜드(Martstrand)섬 꼭대기에 세워졌다. 1676년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브(Karl X Gustav)가 방어용 성벽을 쌓기 시작했는데, 공사는 1860년에 끝났다. 2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쌓아올린 요새는 피라미드처럼 수천년을 지속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해 보인다. 이웃 국가 덴마크, 노르웨이 방어용이다.





칼스텐 감옥 비밀통로




칼스텐 요새를 만든 건 죄수들이었다. 국왕은 마스트랜드 노역법을 만들었다. 스웨덴 전국의 흉악범들을 잡아들여 마스트랜드섬에 옮겨왔다. 발목에 큰 쇠구슬을 단 죄수들은 요새 일부분에 수감됐고, 자연스레 칼스텐 요새는 감옥이 됐다. 한때 죄수 절반이 죽을 정도로 노역은 가혹했다고 한다.




흉악범들을 처형한 교수대




죄수 중에 '라쎄 마제(Lasse Maja)'라는 유명한 도둑도 있었다. 여자로 변신해 좀처럼 잡기 힘든 도둑이었다. 1813년에 잡힌 라쎄 마제는 여장만 좋아했던게 아닌지 요리도 잘했다. 감옥 요리사로 복역중이던 그는 26년만에 풀려났다고 한다.





칼스텐 성벽에서 바라본 마스트랜드섬



1993년부터 감옥과 요새의 기능을 상실한 칼스텐 감옥은 관광명소가 됐다. 감옥은 현재 카페, 기념품샵, 호텔로 쓰인다. 감옥 주변은 동화속 마을 같다. 이런 예쁜 마을 꼭대기에 스웨덴 대표 흉악범들이 생활했었다니.... (Koon)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연락선은 관광객들을 수시로 실어나르고 있다.





마스트랜드섬에는 자동차가 거의 없다. 물건을 싫어 나를 수 있는 세발 오토바이가 마을 구석구석을 누빈다.




수시로 운행중인 마스트랜드 연락선. 어른 왕복 요금이 3000원이 못된다. 20크로나. 



스웨덴 예테보리 마스트랜드 2016.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