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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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마을에는 개미가 없다

김창길 2013. 2. 17. 19:44

 

 

처음엔 '인디언촌' 불렀다.

한국전쟁 이후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인왕산 아래 천막을 세웠다.

옛 사진을 볼 수 없지만, 천막촌의 모습이 인디언 마을과 비슷했단다.

인디언처럼 소리지르고 다니는 사람도 많았다는데, 이유는 알 수 없다.

서울에 몇 남지 않은 달동네 서대문구 홍제3동 주택가 마을이다.

 

 

 

인디언촌.

천막주거지라는 인상 때문인지 마을 사람들은 지난 1983년 마을 이름을 개명했다.

열심히 살아가는 '개미마을'로.

개미마을에는 200여가구 400여명의 주민들이 개미처럼 살고 있다.

 

 

 

 

 

이름을 바꾼 개미마을은 지난 2009년 새로운 옷을 갈아입었다.

관할 구청과 한 건설사가 40여년 버텨온 주택에 벽화를 그려넣었다.

'빛 그린 어울림 마을'이라는 주제로 이틀동안 그렸다고한다.

 

 

 

 

개미마을 벽화를 둘러봤다.

옛 인디언촌의 천막도, 열심히 살아가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벽화에서 개미마을의 이야기를 읽을 수가 없었다.

인디언 처럼 소리지르는 사람, 혹은 개미라도 그려 넣었으면 좋았겠구만....

몇 달 전에 가본 강원도 묵호 등대마을이 떠올랐다.

벽화의 수준을 떠나서 옛 마을 이야기를 벽화로 풀어낸 점이 인상 깊었다.

하지만 어쨋건 개미마을 벽화는 화사했다.

 

 

 

2013.2.14. 홍제동 개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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