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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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한라산, 어승생악

김창길 2015. 10. 30. 19:34

 

남한에서 제일 높다는 한라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해발 1,950m의 한라산 정복은 쉽지 않다. 성판악, 관음사코스를 타야 백록담을 볼 수 있는데, 왕복 20km 가까이 되는 거리이기때문에 노약자들이 오르기에는 무리다. 한라산 대신 꼬마 한라산을 올라본다. 꼬마 한라산이라 불리는 어승생악은 체력 약한 탐방객들이 한라산 분위기를 살짝 느낄 수 있는 오름(기생 화산)이다.

 

 

어승생악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음영이 짙게 드리운 곳이 어리목 계곡이다. 산 정상에 배꼽처럼 나와 있는 부분이 백록담.

 

 

 

 

어승생악은 꼬마 한라산이라는 애칭답게 제주도 오름 368개 중 가장 높다. 크기로는 군산 오름 다음으로 크다. 한라산 북쪽에 있다. 해발 1,176m로 북한산(836m)보다 높기 때문에 전망이 좋다. 한라산 어리목 탐방로 종착지인 윗세오름에서 보는 전망과 비슷하다고 한다. 한라산을 병풍 삼아 북쪽으로 제주시와 바다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붉은 오름, 노로 오름, 삼형제 오름 등 오름 군락의 부드러운 곡선미를 감상할 수 있다.

 

 

 

 

어승생악 정상에서 바라본 제주시

 

 

어리목탐방안내소에서 시작되는 어승생악 탐방로는 왕복 2.3km로 1시간 거리다.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어,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 탐방객들이 많이 찾는다. 체력 좋은 아이들이 뛰어올라 갈 정도다. 어승생악의 '악'이 왜 붙었는지 고개가 꺄우뚱 거린다. 설악산, 치악산 등 '악'은 주로 험한 산에 붙기 때문이다.

 

 

어승생악 정상 부근에 핀 억새

 

 

임금이 타는 말이 태어났다고 해서 어승생이라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정조 21년 산 밑에서 용마가 태어나 조정에 바쳤다는 기록이다. 제주도는 역시 말에 얽힌 사연이 많다. 정상에는 2차 세계대전 말기에 일본군이 미군을 상대하기 위해 만든 요새 시설인 토치카도 있다. 굴처럼 생겨서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어승생악 정상 서쪽으로 보이는 오름 군락

 

 

한라산이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작은 한라산에도 단풍이 들고 있다.

 

2015. 10. 어승생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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