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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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진경산수화

김창길 2013. 2. 1. 20:58

 

2013년 2월 1일 서울 북악산에 비가 내리고 있다.

 

 

 

백악에 아침 빛 찾아오면 창창한 푸른빛이 반쯤 머리 내민다.

응당 허리 아래 비도 내리겠고 내 서루도 깊게 잠길 것이다.

                                                                                                                  - 사천 이병연 시화집 -

 

조선 영조대를 대표하는 시인 이병연(槎川 李秉淵, 1671~1751년)은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의 거장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년)은 죽마고우다. 노론 가문 출신의 사천 이명연과 겸재 정선은 북악산 아래 같은 동네에서 태어났다. 이병연은 정선의 북악산 그림 '백악부아암'을 보고 위와 같은 시를 읊었다. 백악白岳북악北을 말한다. 북악은 면악面岳, 공극산拱極山, 백악이라 불리기도 했다.

 

 

겸재 정선의 백악부아암

 

 

정선의 북악산 그림은 몽환적이다. 산 허리는 운무에 싸였고 산 머리는 구름 위에 뜬 형세다. 산 허리 밑 소나무가 기세당당하다. 북악산 소나무는 조선 개국 초부터 특별 보호 대상이었으나 일제 강점 이후 숲이 방치되면서 급격히 줄어들었다. 청와대가 들어선 이후로 북악산은 근 40년간 출입이 통제돼 다양한 식생을 이룬다. 소나무, 팔배나무, 때죽나무 등 208종의 식물이 서식한다.

 

 

 

2012년 12월 30일 북악산 설경

 

 

눈 내린 북악산 아래 청와대의 푸른 지붕도 하얀 옷을 갈아 입었다. 청와대 앞 경복궁은 1426년 세종이 창건한 궁궐 후원이다. 연무장(鍊武場), 융무당(隆武堂), 과거장(科擧場)이 마련되었으며, 왕의 친경지(親耕地)로도 사용되었다.


일제 강점하에서 경북궁 안에는 조선총독부가 신축됐다. 1927년 경복궁 내 오운각(五雲閣)만 남고 모든 건물들은 철거되고 총독관저가 들어섰다. 현재의 청와대 본관이다. 광복 직후에는 미군정 장관 관저로 사용됐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경복궁 관저는 처음으로 대통령 관저로 사용됐다. 당시엔 '경무대(景武臺)’라 불렀다. 1960년 4·19혁명 후 민주당정권이 들어서면서 대통령 윤보선(尹潽善)이 ‘청와대’로 개칭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3년 8월 일제강점기의 조선총독이 기거하였던 구관을 철거했다. 

 

2012년 제18대 대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청와대를 국민의 휴식공간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대선 승리와 관계없이 청와대 비서실장 문재인 후보는 청와대 주인 노릇을 못할 운명이었나보다. 청와대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던 박근혜 당선인이 오는 2013년 2월 25일 청와대로 돌아간다.

 

 

2012년 가을 북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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