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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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에 등장한 손오공 (차마고도 vol.4)

김창길 2012. 12. 7. 17:26

 

운산평에서 바라본 옥룡설산이 구름에 갇혀 있다.

 

 

윈난성 운남역관에서 시작한 차마고도 탐방은 일년 내내 눈이 녹지 않은 만년설산인 옥룡설산에 이르렀다. 히말라야 산맥의 일부이자 북반구에서 제일 남단에 있는 옥룡설산은 1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있으며 해발 5,596미터에 달한다. 은빛 용이 누워있는 모습과 비슷하다해서 옥룡설산이란 불린다.

 

 

운산평을 가던 중 소들이 길을 막고 있다.

 

옥룡설산은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벌을 받아 갇혀 있던 산이라고 전해진다. 나시족도 옥룡설산을 거룩한 성산으로 여기며 등반을 금기시하고 있다. 빼어난 풍광의 옥룡설산은 중국 정부가 국가풍경구로 지정해 엄격히 관리한다. 국가풍경구는 한국의 국립공원같은 개념으로 옥룡설산은 중국 국가풍경구 최상등급은 ‘5A’에 해당한다.

실제로 옥룡설산 정상은 사람의 정복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무리 뛰어난 등반가라도 옥룡설산을 정복할 수 없었다. 쉽게 부숴지는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산이기 때문이다.

 

 

운산평 사원 앞에서 야크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다.

 

차와 말을 교역하던 마방들은 더 이상 옥룡설산 주변에서 찾아볼 수 없다. 다만 마방의 후예들이 차와 말 대신 여행자들을 말로 실어 나르며 생계를 유지해나가고 있다.

옥룡설산은 차마고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호도협곡 중 일부 구간이다. 호도협곡은 뉴질랜드의 밀포드 사운드 트레일과 페루 맞추픽추의 잉카트레일과 함께 세계3대 트레킹 코스로 꼽힌다. 정상 정복이 금지된 옥룡설산은 중국의 위륭쉐산 주식회사와 한국의 한 여행사가 트래킹 코스로 개발했다. 해발 4600m의 설련대협곡 구간까지 트레킹이 가능하다.

 

 

운산평 사원의 승려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에 옥룡설산 구간 차마고도에서는 고산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 해발고도 3,300미터의 운산평은 일반인들도 쉽게 옥룡설산을 감상할 수 있는 고원지대다.

나시족, 이족, 장족 등 여러 소수 민족이 옥룡설산 주변에 살고 있다. 한때 호전적인 기질의 이족들과 장족들이 큰 싸움을 벌여 서로 죽이는 사건도 발생했다고 한다. 운산평으로 유입돼는 관광객이 많아지자 그 이권을 서로 빼앗기 위한 싸움이었다. 더 이상 유목민이거나 마방일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소수민족들의 비애다.

 

 

옥룡설산 아랫 마을의 천진난만한 어린이

 

2009 차마고도 옥룡설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