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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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보리 물결따라 가파도

김창길 2016. 4. 28. 15:38

 

청보리 물결따라 가파도

 

 

 

바다 너머로 송악산과 산방신이 펼쳐진다.

 

 

청보리 물결이 넘실대는 가파도에 갔다. 제주 남서쪽 모슬포항에서 배로 15분 거리다. 축제 기간이라 입도객이 많아 돌아오는 배시간도 정해져있다. 두시간 남짓.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오는 5월 8일까지 열린다.

 

 

가파도에서 80년 넘게 지낸 할머니.

 

 

 

가파도 여객선은 카페리가 없다. 랜트카, 오토바이, 버스로 뒤엉킨 우도의 해안도로와 달리 가파도는 한산하다.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2.5km A코스, 2km B코스 두 산책로가 있고, 상동포구와 하동포구를 잇는 4.3km 올레 10-1 코스도 있다. 상동포구 가파도 지도 앞에서는 가파도에서 80년 넘게 산 할머니가 막대기를 들고 산책코스를 설명해주신다.

 

 

 

가파도 돌담.

 

 

 

청보리밭은 섬 중심에 펼쳐진다. 제주 본섬과는 좀 다른 모양새의 화산암이 밭담을 형성하고 있다. 밭담을 따라 걷다보면 어우동처럼 재밌는 허수아비도 나타난다. 영악한 참새들은 허수아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청보리밭을 누빈다. 청보리 물결을 따라 길을 걷다 뒤돌아보니 송악산과 산방산이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다면 한라산도 볼 수 있다.

 

 

 

 

 

 

해안길을 걷는 것 보다는 밭담길과 마을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파도 130여명의 여자 중 70여명이 해녀라는데, 집집마다 태왁이 걸려있다. 해녀가 자맥질할 때 몸을 의지하는 뒤웅박인 태왁 옆에는 '경력 00년' 해녀의 집이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대부분 40년 이상이다. 가파도 주변 해안에 펼쳐진 암초들에 해산물이 풍부하게 서식한다.

 

 

해녀 집에 걸린 어깨말이와 태왁. 잠수하기 위해 납덩이로 만든 조끼가 어깨말이다.

 

 

 

모슬포로 돌아가는 배에서 바라본 가파도는 빈대떡 모양이다. 한국의 유인도 중 고도가 가장 낮은 섬이라 빈대떡처럼 보인다. 섬의 70%가 보리밭이니까 보리 빈대떡이다.

 

 

 

 

2016. 4. 가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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