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팽목항, 참사 29일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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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 참사 29일째.

김창길 2014. 5. 14. 21:21

 

 

 

 

 

세월호 참사 29일째인 14일 새벽,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 등대 아래로 모였다.

한 실종자 가족이 바다를 향해 딸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자,

이틀 만에 딸이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기 때문.

28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28명의 실종자 이름을 차례대로 세번씩 바다에 외쳤다.

같은 아픔을 겪고 있기에 자신의 가족이 아닌 다른 실종자의 이름도 자기 가족처럼 불렀다.

순서가 지날수록 외침은 흐느낌으로, 흐느낌은 통곡으로 변했다.

 

 

 

 

 

 

 

날이 밝아지자 하늘은 비를 내렸다.

애타는 실종자 가족은 아들의 운동화를 파란 비닐로 덮었다.

새벽의 외침을 하늘이 몰라주는 걸까?

비는 계속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오늘은 희생자 선생님을 그리는 노란 리본이 보였다.

선생님의 의무를 다한 니가 장하다는 아빠의 마음은 아름다웠다.

 

 

 

 

 

 

 

새벽의 외침을 하늘이 들어준 것일까?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사고해역에서 5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실종자는 5명 줄어 23명, 희생자는 5명 늘어 281명이다.

 

 

 

 

 

 

2014. 5. 14. 팽목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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