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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온평 포구 부근의 목선 바당(바다) 올레를 걸었다. 제주 개국신화를 간직한 제주 성산읍 온평리에서 시작하는 올레 코스다. 탐라국의 시조 고, 양, 부 3신이 동쪽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를 맞이한 곳이 온평리 앞바다다. 수렵생활을 하던 섬 사내들이 육지에서 온 신부들과 결혼한 것이다. 육지에서 내려온 내 딸도 이곳 온평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온평리 앞바다에 설치된 현무암 테이블과 의자 요즘 온평리는 어수선하다. 지난 10일 온평리가 제주 제2공항 부지로 발표되자 마을은 당황했다. 원래 후보지는 아랫마을 신산리였고, 신산리 엮시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지 않았다. 나 역시 당황했다. 딸 아이가 다니는 온평초등학교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해녀들이 세운 온평초등학교는 학생수가 줄어들어 폐교위기..
제주도의 시작은 온평리다. 성산일출봉 남쪽 해안가 마을인 온평리에서 탐라국 삼신인이 벽랑국 3공주와 혼례를 올렸다. 한라산 북쪽에서 살던 고을라, 양을라, 부을라 삼신인이 온평리 해안가로 떠내려온 궤짝을 열어보니 벽랑국 공주가 3명 있었던 것. 공주들은 탐라국 삼신인에게 곡식의 씨앗과 망아지, 송아지를 선물했다. 삼신인은 연못 앞 동굴에서 신방을 차렸다. 입구는 하나인데 세 개의 아기 동굴이 딸려 있다. 해안가 선녀탕에서 목욕재개한 삼공주는 연못에서 정안수를 떠놓고 기다리는 삼신인과 혼인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결혼 아닐까? 수렵생활을 하던 탐라국이 벽랑국 삼공주 덕분에 농경을 시작했다. 바닷가에서 바라본 온평리 해안가는 여자의 음부를 닮았다한다. 삼공주를 실은 궤짝이 이곳에 도착할 때 황금빛 노을이 ..
폐교 위기에 몰렸던 시골 초등학교가 다시 살아났다. 마을 인구가 고령화되어 입학생이 줄자 2014년 통폐합 명단에 올랐던 학교다. 마을에서 학교가 사라지게 놔둘 수 없다며 학부모와 교직원,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학교살리기 운동을 벌였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초등학교 이야기다.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하굣길에 마을 바닷가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60여년전 학교를 위해 미역을 채취하던 학교바당(바다)에서는 아직도 마을 해녀들이 물질을 하고 있다. “해녀들의 도움으로 살아났던 학교 역사를 이제 우리가 이어가야죠.” 개교한 지 4년째 되는 1950년, 학교에 불이나 전 교실이 불에 탔다. 문애선 교장이 사연을 풀어놨다. 끼니조차 때우기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며 해녀들이 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