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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용눈이 오름 정상에서 두 여인이 다랑쉬 오름을 감상하고 있다. 장마다. 그래도 제주에 갔다. 남태평양같은 바다를 바라볼 수는 없지만, 장마기간 제주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오름 오르기. 용눈이 오름 내리막길에 손바봉 등 제주 동북의 오름들이 보인다. 368개나 될 정도로 제주는 오름 천국이다. 한라산 기생화산인 오름은 노약자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한 오름도 많다. 이름도 예쁜 용눈이 오름에 올랐다. 제주 북동부 오름 중 손에 꼽히는 오름이다. 용눈이 오름 정상 용눈이 오름은 장마 기간에 올라도 좋다. 물영아리 오름처럼 나무 그늘이 없기 때문에 뙤약볕에 오르면 힘이 든다. 큰 비가 아니라면 우산을 들고 올라도 좋을 만큼 완만한 경사가 이어진다. 해발 247.8m다. 중산간에 있으니 실제 등반 ..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시대 오름 지도 제주도는 거인신 설문대할망이 만든 섬이다. 태초에 설문대할망이 방귀를 뀌자 천지가 창조됐다. 할머니는 바닷물 속에서 흙을 퍼올려 한라산을 만들었다. 한라산 근처에 근데근데 흘린 흙들은 오름이 됐다. 조랑말박물관 설문대할망 조형물 한라산 기생화산인 오름은 368개다. 하루에 하나씩 올라도 1년 동안 못 오를 정도로 많은 갯수다. 368개의 오름은 제 각각 독특한 산세와 식생이 분포한다는데, 한라산처럼 분화구에 물을 간직한 물영아리오름을 올랐다. 제주 남동쪽,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 솟아있다. 물영아리오름 민둥산같은 대부분의 오름과 달리 물영아리오름은 숲이다. 나무 그늘이 정상까지 이어져 요즘 처럼 무더운 초여름 날씨에 등반하기 좋다. 하늘높..
말 달리던 길을 걸었다. 제주도 갑마장길이다. 서귀포시 표션면 가시리의 중산간 평원은 조선시대 때 최상급 말을 기르는 목장이었다. 그래서 갑마장(甲馬場)이라 불렀다. 제주도 동남쪽 중산간이다. 갑마장길 오른편으로 돌담인 잣성이 이어진다. 갑마장길은 빨간 리본을 따라 걷는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로 길죽하게 뻗어나간다. 해발 200-600m로 한라산과 해안 저지대를 연결하는 제주도의 허리 지역이다. 기생화산인 오름과 화산 숲인 곶자왈이 중산간에 있다. 주변지역에 비해 약간 높은 평지가 펼쳐진 들판인 벵듸도 중산간에 있다. 사슴 모양의 큰사슴이 오름 앞 벵듸가 갑마장이다. 조선 선조 때 김만일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기르던 말들을 임금에게 군마로 바쳤다. 명품으로 인정 받아 녹산장이라 부르던 목장은 ..
제주도 사투리는 추측불허다. 봄에 걸었던 전남 여수 금오도 '비렁길'은 벼랑길의 전라도 말이다.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걷다 '비렁길'의 '비렁'은 '벼랑'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마을 주민에게 물어보니 추측이 맞았다. 하지만 제주도 방언은 좀처럼 추측하기 어렵다. 혼자옵서예! 이정도는 유명해서 제주 인삿말이라고 알고 있겠지만, '무신 거옌 고람 신디 몰르쿠게?' 정도로 문장이 되버리면 제주말은 완전 해석불가하다.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지요?라는 뜻이다. 곶자왈. 어떤 것을 지칭하는 제주말이라고 생각되지만 힌트가 전혀 없다. 혹시 바닷가에 돌출된 육지를 가리키는 '곶'처럼 바다와 관련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완전히 반대다. '곶자왈'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어수선하게 뒤엉킨 숲을 말한다. 학술적으..
제주도의 신령한 산이 한라산이라면, 숲은 사려니숲이다. 사려니는 '살안이' 혹은 '솔안이'로 불리는데 '살', '솔'은 신령한 곳을 말한다.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에서 물찾오름을 거쳐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비자림로까지 이어지는 15km의 숲길은, 거짓말을 약간 더해 태고의 신비함을 갖추고 있다. 사려니숲길은 비자림로에서 붉은오름까지 이어지는 10km 구간만 걸을 수 있다. 지난 2002년 지정된 제주 생물권보전지역에 위치한 사려니숲의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서다. 하지만 1년에 1번 2주동안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구간과 성판악 탐방로를 개방하는데, 사려니숲 에코힐링 행사 기간이다. 에코힐링 행사 기간에는 출입금지된 사려니오름, 물찾오름, 붉은오름도 개방된다. 물찾오름은 앞으로 3년동안 출입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