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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경상남도 남해군 가천읍 다랭이 마을에 봄이 왔다. 원기 회복에 좋다는 마늘이 따뜻한 해풍을 맞고 흙속을 뚫고 나와 초록빛으로 계단을 물들이고 있다. 풍광이 빼어나다며 지난 2005년에 국가명승지 15호로 지정됐는데, 다랭이에 얽힌 사연은 고단한 삶이다. 400여년전 설흘산 너머 사람들이 미역과 다시마를 채취하러 왔다가 이곳에 뿌리를 내렸다. 배가 닿을 수 없는 험한 해안 지형이라 정착민들은 농사를 선택했다. 설흘산과 응봉산의 가파른 산비탈에 농작물을 심어야했기에 계단식 농토를 만들었다. 돌부리를 뽑고, 뽑은 돌부리로 석축을 쌓고, 석축 안에 흙을 채워 넣었다. 평균 3미터 높이의 석축이라는데, 1미터 높이의 돌을 쌓을려면 막돌 70-80개가 필요하다고 한다. 계단식 논을 개간하는 걸, 다랭이를 친다고 하..
작년 2월 17일에 사진에 담았던 서울 창경궁 춘당지를 3일에 다시 찾았다. 입춘을 하루 앞둔 원앙의 표정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예년보다 일찍 방문해서 그런지 춘당지에는 그리 많지 않은 원앙들이 풀리기 시작한 연못에 앉아 있었다. 한낮 기온이 영상권을 회복해 점심 시건 전후로는 꽤 봄기운이 돌았다. 기온 변화야 동물들이 더 잘 알아차리겠지, 수컷 원앙들이 한 발을 들고 낮잠을 자고 있었다. 쩝, 봄기운이 물씬 풍겨나는 활기찬 원앙들을 보고 싶었는데 졸고 있다니.... 카메라를 내려놓고 30분이 지났을까, 원앙들이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폈다. 잠에서 깬 원앙이 목을 축이고 기지개를 편다. 물가로 나간 원앙 두 마리가 갑자기 소란을 피웠다. 수컷 두 마리다. 닭싸움을 방불케하는 공중전을 펼치던 원앙 두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