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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2016년 3월 17일 제돌이, 태산이, 복순이가 포함된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제주 대정읍 모슬포항 인근을 지나고 있다. 하얀색으로 1이라고 등지느러미에 표시된 개체가 제돌이다. 김현우 연구사에 따르면 17일에 관찰된 남방큰돌고래는 60여 마리다. 환경 담당 기자가 사진 신청을 했다. 제주도 해안가의 남방큰돌고래를 포착해달라는 것. 망망대해에서 돌고래를 찾으라고? 서울 가서 김서방 찾기다. 게다가 제돌이랑 태산이, 복순이도 찍어달라고? 그것도 이틀 만에.... 미션임파서블이다. 아무리 고래 박사가 동행한다지만, 돌고래를 조우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 않을까? 돌고래 찾기는 제주 서쪽 구좌읍 종달리 전망대에서 시작됐다. 관광객들이 성산일출봉과 우도의 빼어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중소형 랜트카를 타..
영화 한편이 시골 마을을 아트빌리지로 탈바꿈시켰다. 탈북한 새터민 여성이 팝아티스트로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박진순 감독 영화 '설지'다. 북한에서 선전화를 그렸던 주인공 설지는 탈북한 후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벽화를 그렸다. 누리꾼에게 이목을 끈 설지는 '홍대 벽화녀'라는 별명이 붙었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함께 제주에 내려간다. 설지의 제주 배경이 된 곳이 신천리다. 반어 반농의 시골 마을 신천리는 서귀포시 성산읍의 조용한 마을이었다. 영화의 소재인 벽화를 그리기 위해 팝아티스트 등 예술인들도 마을에 상주하며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현재 51점의 벽화가 신천리 곳곳에 숨어있다. '마을 벽화 주제가 뭔지 아세요?' '몰라요.' '무제' 신천리 해안가에서 카페를 하는 주인 말처럼 벽에 그려진 그림들은..
봄에는 바람날만하다. 봄바람을 타고 빨간 꽃, 노란 꽃, 푸른 잎의 싱그러운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아, 흑백 톤의 겨울은 자궁 속에 색계(色界)를 품고 있었구나! 접사 렌즈를 통해 봄의 속살을 훔쳐봤다. 남쪽 나라 제주는 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제주 남쪽 서귀포시 위미리 동백군락지에 봄비가 내리자 동백꽃이 후드득 떨어졌다. 붉은 낙화는 돌담길에 레드 카펫을 깔고 상춘객을 기다렸다. 특정 군락지가 없이 제주 곳곳을 노랗게 물들이는 유채꽃도 절정이다. 오늘과 내일은 서귀포시 중문과 대평리로 이어지는 유채꽃 길을 걷는 대회도 열린다. 겨우내 잠자던 밭담 안 채소들도 기지개를 켰다. 제주 북동 구좌읍에서는 당근과 무를 수확하려는 농부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촉촉한 흙에서 속살을 드러낸 홍당무와 푸릇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