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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늙은 광대의 일기
하얀 고깔모자를 쓴 광대 노인이 카트를 밀며 걷고 있다. 네덜란드의 한 마트 옥상 주차장이다. 모든 광대가 그렇듯이 노인의 표정도 슬프다. 웃기 싫은데 웃을 수밖에 없는 광대 조커의 슬픈 표정과는 다르다. 그의 슬픔도 이유가 있다. 노인네답게 한 발 늦었다. 사재기로 마트는 이미 텅 비어 있던 것이다. "코비드-19 펜데믹이 발생한 후 첫 주 동안 저는 전혀 알 수 없는 미지의 것에 대한 전례 없는 두려움으로 말 그대로 거의 마비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공포에 질린 모든 사람들은 벽 뒤에 숨었다. 우편물조차 배달되지 않았던 상황. 하지만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는 이 공포를 사진 찍기로 결심했다. 그의 나이는 감염 고위험군에 속하는 61세. 게다가 그는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다. 네덜란드 사진작가가 찍은 코로..
- 김창길의 사진공책
2020. 9. 1.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