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강한자가 미인을 얻는다. 본문
작년 2월 17일에 사진에 담았던 서울 창경궁 춘당지를 3일에 다시 찾았다.
입춘을 하루 앞둔 원앙의 표정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예년보다 일찍 방문해서 그런지 춘당지에는 그리 많지 않은 원앙들이 풀리기 시작한 연못에 앉아 있었다.
한낮 기온이 영상권을 회복해 점심 시건 전후로는 꽤 봄기운이 돌았다.
기온 변화야 동물들이 더 잘 알아차리겠지, 수컷 원앙들이 한 발을 들고 낮잠을 자고 있었다.
쩝, 봄기운이 물씬 풍겨나는 활기찬 원앙들을 보고 싶었는데 졸고 있다니....
카메라를 내려놓고 30분이 지났을까, 원앙들이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폈다.
잠에서 깬 원앙이 목을 축이고 기지개를 편다.
물가로 나간 원앙 두 마리가 갑자기 소란을 피웠다.
수컷 두 마리다.
닭싸움을 방불케하는 공중전을 펼치던 원앙 두 마리의 판세가 기울었다.
못 버티면 도망가야한다.
승자는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패자의 뒤꽁무니를 쫒았다.
녀석들의 싸움은 암컷 때문이었다.
한 녀석이 남의 여자를 잘 못 건드렸나보다.
요란했던 싸움을 끝낸 수컷은 암컷과 함께 다시 오후의 단잠에 빠져들고 있다.
암컷의 애무를 받으며.
2015. 2. 3. 춘당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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