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광화문광장 세월호 910일 본문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 2017. 1. 4.
2017년 1월 9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0일째 되는 날이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가 열리지 않는 평일 저녁인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의 모습은 예전과 달랐다. 무심히 지나치던 시민들은 광장에 멈춰 서서 세월호 참사 조형물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사진을 찍었다. 10차례 대규모로 진행된 촛불집회가 바꿔놓은 풍경이었다.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 2017. 1. 4.
2017년 1월 9일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천막농성이 시작된 지 910일째 되는 날이다. 참사가 일어난 후 90일 되는 날(2014년 7월 14일), 유가족들은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국회에서 여야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에 대한 조사권 부여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유족들이 곡기를 끊은 것이다.
지난 2016년 12월 3일 열린 제 6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모형을 오랏줄에 묶고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지지부진한 모습은 별도로 종교인, 교수, 극우언론 등의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비난은 그 이전부터 시작됐다.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4.16기억저장소에는 ‘夜叉(야차)’라고 적힌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야차는 불교에 등장하는 '하늘을 날아다니며 사람을 잡아먹고 상해를 입힌다는 잔인한 귀신'이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너무나 큰 불행이지만 국민 의식부터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꼭 불행한 것은 아니다.” (2014년 4월 22일 송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물러나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은 다른 뜻이 있는 것” (2014년 4월 25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유가족이 무슨 벼슬 딴 것처럼 쌩 난리 친다. 세월호 유가족에게는 국민의 혈세 한 푼도 주어서는 안 된다.” (2014년 5월 11일 김호월 홍익대 광고홍보대학원 교수)
세월호 가족들에게 깊은 상처를 준 야차는 2014년 5월 이후로 강도를 높여 갔다.
지난 2016년 12월 3일 열린 제 6차 촛불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횃불을 들고 있다. 가이 포크스(1570-1606)는 카톨릭 탄압에 저항하며 '화약음모 사건'을 일으킨 영국인. 제임스 1세가 카톨릭을 탄압하자 1605년 11월 5일 웨스트민스터 궁 지하에 화약을 설치했으나 발각되어 화형당했다.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이틀 앞둔 2017년 1월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11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에 대한 시민들의 묵념으로 시작된 촛불집회가 시작됐고, 광화문광장 하늘에는 노란 풍선들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세월호 참사 1000일을 의미하는 1000개의 노란 풍선이다.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 기억의 문. 2017.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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