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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걷다보면 사소한 것들이 감동을 줍니다. 목적지를 향해 앞만 보며 걷지말고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 주위에는 제법 재밌는 장면들이 펼쳐집니다. 회사와 가까운 카페에서 인터뷰 약속이 잡혔습니다. 취재기자가 걸어서 가자고 합니다. 안될 일입니다. 사진기자는 삼보 이상이면 차를 타야한다는 불문율이 있습니다. 우수개 소리가 아닙니다.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다니다 허리를 다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죠. 걸어서 가자는 취재기자의 제안에 거절하지 않고 다소 가벼운 카메라 장비를 들고 걸었습니다. 오래 걸은 것도 아닌데 많은 것들이 보였습니다. 아카시아꽃 카페트가 깔린 흙길, 그루터기 화분, 나뭇잎 떨어진 자갈길, 구멍 뚫린 느티나무... 가끔, 가벼운 장비를 들고 걸어야겠습니다.
제주도의 시작은 온평리다. 성산일출봉 남쪽 해안가 마을인 온평리에서 탐라국 삼신인이 벽랑국 3공주와 혼례를 올렸다. 한라산 북쪽에서 살던 고을라, 양을라, 부을라 삼신인이 온평리 해안가로 떠내려온 궤짝을 열어보니 벽랑국 공주가 3명 있었던 것. 공주들은 탐라국 삼신인에게 곡식의 씨앗과 망아지, 송아지를 선물했다. 삼신인은 연못 앞 동굴에서 신방을 차렸다. 입구는 하나인데 세 개의 아기 동굴이 딸려 있다. 해안가 선녀탕에서 목욕재개한 삼공주는 연못에서 정안수를 떠놓고 기다리는 삼신인과 혼인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결혼 아닐까? 수렵생활을 하던 탐라국이 벽랑국 삼공주 덕분에 농경을 시작했다. 바닷가에서 바라본 온평리 해안가는 여자의 음부를 닮았다한다. 삼공주를 실은 궤짝이 이곳에 도착할 때 황금빛 노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