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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오늘(7월3일)부터 장마가 시작됐다. 한동안 눈이 즐거울 것이다. 작년부터 비오는 날, 여성들의 우중 패션을 보는 재미가 생겼다. 원색의 장화를 신고 예쁜 우산을 받쳐들고 걷는 여성들의 모습이 상쾌하다. 촉촉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왠지 재밌는 일이 내게 일어날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광화문 사거리? 명동? 종로거리? 어디에 가서 비오는 장면을 사진에 담아볼까 고민하다 이화여자대학교로 향했다. 이대는 일단 젊은 학생들이 들고 다니는 각양각색의 우산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어 좋다. 이대 교정의 비오는 모습은 두 가지 분위기가 느껴진다. 캠퍼스 내의 신록(가을이면 단풍)은 서울 도심의 답답한 분위기를 전환시켜 줄 수 있다. 다른 한가지 분위기는 이대 복합단지 건물이 내뿜는 수직의 풍경이다. 2..
사진에 제목을 붙인다는 것은 어떤 작용을 할까? - 솔섬 사진 저작권에 대한 마지막 단상 Pine Trees, Study 1, Wolcheon, Gangwando, South Korea, 2007 한글을 좀 깨우친 딸아이가 자기 방 앞에 팻말을 붙였다. ‘시오니(딸 이름) 방’.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좀 긴 팻말로 갈았다. ‘여기는 허락 없이 들어오면 안됩니다. 시오니 방입니다.’ 이름을 짓는 다는 것은 대상의 의미를 인식했다는 증거다. 또 구별짓기 작용도 한다. 그 방은 다른 방과 달리 딸아이의 방이라는 거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그 방이 딸아이 방인지 이미 알고 있다. 누구나 다 아는 대상에 동어반복적인 이름을 짓는 다는 것은 대상에 대한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강원도의 한 작은 소나무섬을 둘러싸고 영국 유명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Michael Kenna)와 국내 대기업 대한항공이 다툼을 벌이고 있다. 풍경사진 저작권울 둘러싼 다툼으로 비쳐지는 싸움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1년 8월 TV광고 ‘우리(에게만 있는)나라-솔섬 삼척편’에 아마추어 사진작가 헤르메스(블로거명)의 소나무섬 풍경사진을 사용했다. 이 사진은 17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입선 작품이다. 문제는 이 사진이 마이클 케나가 지난 2007년 찍은 솔섬(Pine Trees, Study1)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마이클 케나의 한국 에이전시 공근혜갤러리는 지난해 7월 헤르메스의 솔섬 사진이 케나의 모작이라며 대한항공을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헤르메스의 솔섬 사진 풍경사진의 저작권..
거울없는 카메라가 유행이다. 지난 2013년 국내 판매된 렌즈 교환식 카메라 53만612대 가운데 미러리스 카메라가 27만1199대로 51%를 차지하며(시장조사기관 GfK자료) 카메라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기존 렌즈 교환식 카메라인 SLR(일안 반사식 카메라single-lens reflex camera)의 본체에서 reflex 기능을 담당하던 거울이 없는 카메라다. 카메라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피사체의 이미지를 CCD(Charge Coupled Device)나 CMOS(Complementary Metal Oxide Semiconductor)등의 이미지 센서(image sensor)에 등사시킨다. 디지털 똑딱이 자동카메라의 경우, 이 등사된 이미지는 LCD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
《사람을 보다, 시대를 읽다》 제49회 한국보도사진전이 오는 4월 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에서 열린다. 한국보도사진전은 지난 한 해 동안 뉴스의 현장을 지키는 사진기자들이 찍었던 수많은 컷 중 엄선된 사진들이 전시된다. 한국보도사진전을 관람한다는 것은 지난 2012년 한 해동안 이 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될 수 있다. 보도사진전에 꼭 큰 뉴스를 다룬 사진만 전시된 것은 아니다. 뉴스성 보다는 사진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피처 부문도 보도사진의 한 분야다. 가령 독자들에게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스케치 사진은 피처성향이 강하다. 또, 요즘은 사진기자들이 어떤 한 주제를 기획해 장시간 취재하는 스토리 사진을 많이 시도하고 있다. 경향신문의 경우 격주로 토요일판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