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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옛 선인(先人)들이 걷던 길이다. 오대산 천년숲속에 이어지는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시작해 상원사까지 이어진다. 9km에 이르는 산책길은 계곡을 따라 오솔길과 징검다리, 섶다리, 출렁다리, 자갈길 등이 이어지면서 다양한 식생을 관찰할 수 있다. 1구간은 월정사에서 시작해 동피골에 이르는 5,4km 구간인데, 두시간 남짓 걸린다. 평지가 대부분이며 오솔길 군데군데 의자와 쉼터가 마련돼 있다. 한 지역의 생태계를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동식물을 깃대종이라 하는데, 오대산 깃대종인 노랑무뉘붓꽃도 만날 수 있다.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 출사 포인트인 섶다리가 운치를 더한다. 동피골에서 상원사에 이리는 3.6km 구간은 1시간 반 코스다. 동피골에는 멸종위기종과 특정식물 등 30여종의 희귀식물을 복원해 놓은 멸종위기식물원..
지구 온난화, 핵 위기, 멸종 위기 동식물 등 환경을 주제로 한 환경아트 전시 '녹색여름전'이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주제가 명확한 만큼 작품에 대한 이해는 어렵지 않다. 또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친숙하다. 환경 아트 작품 몇 점을 사진에 담았다. 지구온난화 포스터 시리즈. 이산화탄소 배출량 상위국가들의 국기를 이용한 작품으로 세계 환경보고서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조사한 지구온난화의 원인과 예상되는 피해를 10개국의 국기 위해 표현 했다.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이명우 작품. 시장바구니 + 앞치마 오른편 네모꼴 초록색 주머니가 지구의 상징이다. 항상 무엇을 만들려는 본성을 가진 사람이 함께 모여사는 푸른 별, 둥근 지구를 네모꼴 녹색 캔버스로 변형했..
완공 4개월만에 아파트가 무너졌다. 잠 자리에서 일어날 무렵인 아침 6시 30분 지상 5층짜리 아파트가 폭삭 주저앉아 33명이 사망했고, 38명이 다쳤다. 지난 1970년 4월 8일에 일어난 와우 시민아파트 붕괴 사건. 와우 아파트가 와르르 무너진 것이다. 와우 시민아파트 참사는 예견됐다. 지금도 따라잡을 수 없는 건설 기간인 6개월만에 아파트를 완성시켰다는데, 당연히 부실공사였다. 건설비로 쓰여야 할 돈이 건설사들의 뇌물 경쟁에 쓰였다. 와우 아파트가 무너지고난 한달 뒤, 남산 자락에 제2의 시민아파트가 준공됐다. 당시 서민들을 위한 시민아파트 사업을 벌였던 김현옥 서울시장은 와우 아파트의 실패는 인정하지만,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시범'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서울의 서촌을 둘러봤다. 둘러 본 것이다. 서촌에 대해 잘 모른다. 카메라를 들고 수 시간 장면 장면을 채집했을 뿐이다. 어느 사진가의 말처럼 털만 보여주는 단상이다. 꽤 자주 가는 곳이다. 경복궁 서쪽, 그러니까 청와대 서쪽은 서촌은 효자동, 청운동, 채부동 등 몇 개의 동을 일컫는 지역이다. 그곳을 많이 가는 이유는 청와대를 향한 울부짖음이 항상 청운동 사무소에서 들려왔고, 참여연대와 환경연합이라는 튼튼한 시민사회단체의 사무실이 있기 때문이었다. 핫한 취재 장소였던 서촌이 북촌처럼 문화거리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청와대 동쪽인 북촌은 한옥이 많아 꽤 고즈넉한 분위기가 풍겨난다. 북촌에 조선시대 북인들이 살았는지 나는 잘 모른다. 북인, 남인, 서인 등의 정치적 성향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북촌..
목포 다순구미 마을에 가을이 걸렸다. 따뜻하다는 의미의 '따숩다'(다순)라는 전라도 방언처럼 다순구미 마을은 하루 종일 볕이 잘 든다. 가을볕 잘 받으라고 고추를 처마 밑에 걸어놓았는데, 집주인이 하기엔 어려운 일이다. 집주인인 할머니는 호미처럼 구부라진 허리를 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웃 사람이 실로 묶어 걸어놨다는데 처마밑 풍경처럼 바람에 살랑거린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콧물감기가 걸렸다. 고춧가루 뿌린 소주 한잔 마셔볼까? 감기에 걸려서도 어떻게 해서든 술을 마시려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