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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안데르센 박물관 인근의 기념품 가게 덴마크 제3의 도시 오덴세(Odense)는 미운 오리 새끼, 성냥팔이 소녀, 벌거벗은 임금님 등 수많은 동화 명작을 남긴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Hans Christian Andersen, 1805-1875)'의 고향이다. 도시는 작다. 걸어서 구경하기 충분하다. 안데르센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파스텔톤의 예쁜 건물들을 보자면 이곳이 정말 안데르센 고향이 맞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안데르센 생가 동화 같은 도시 분위기와는 다르게 오덴세라는 지명은 다소 거칠다. 덴마크 퓐섬 퓐스주의 주도인 오덴세는 북유럽신화에 나오는 '오딘(Odin)'에서 따왔다. 오딘은 마법과 지략에 뛰어나 적의 눈을 속이고 항상 승리하는 싸움의 신이다. 지혜에 대한 욕망을 주체할 수 없어 한쪽..
5년만인 2016년에 복원된 덴마크 오덴세 래드바이 바이킹 배. 13세기에 몽골족이 유라시아 대륙을 평정했다면, 그보다 앞선 시기에 바이킹은 유럽을 넘어 중앙아시아까지 접수했다. 몽골족이 뛰어난 기마술로 전쟁에서 승리했다면, 바이킹의 기동력은 그들만의 특출한 항해술. 앞뒤 배모양이 비슷해 전진 후진이 자유롭고, 날렵한 선체는 파도를 빠르게 갈랐다. 8세기부터 11세기까지 북유럽은 물론, 서유럽, 북아메리카, 중앙아시아까지 바이킹이 활약하던 시기를 바이킹 시대(Viking Ager)라 부른다. 1935년 덴마크 제3의 도시 오덴세(Odense) 동쪽에서 바이킹 무덤이 발견됐다. 몇 척의 바이킹 배는 발견됐지만, 바이킹 무덤이 발견된 적은 없었다. 무덤과 그 주변은 바이킹 박물관, 래드바이 바이킹 뮤지엄(L..
햄버거를 알면 함부르크가 보인다. 함부르크 국제해양박물관에 전시된 유리병 속 교역선 속도 무제한의 도로 아우토반을 타고 독일 제2의 도시 함부르크(Hamburg)에 갔다. 함부르크 중앙역과 인접한 알스터(Alster)강 공원에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함부르크에 왔으니 햄버거를 먹어야지.' 공원과 가까운 햄버거집 짐 블록(Jim Block)에서 햄버거와 맥주를 주문했다. 가격은 1만원쯤. 한국의 맥도날드 햄버거보다 비싼 가격이지만 스테이크와 감자 튀김의 양과 질은 그 가격 만큼 값어치를 했다. 좀 의아했던 건, 감자 튀김을 케첩에 찍어먹지 않는다는 점. 숯 향이 느껴지는 스테이크는 꽤 맛있었다. 엘베강 지류인 알스터 강가에서 시민들이 쉬고 있다. 겨울에는 강 전체가 얼어붙는다. 유..
히히잉! 멍멍! 야아옹! 꼬끼오! 당나귀, 개, 고양이, 수탉이 멤버인 밴드 이름은? 브레멘 음악대. 그림 형제는 늙고 쇠약해진 하인이나 머슴을 가차 없이 저버리는 지배계급을 풍자하는 동화 브레멘 음악대를 만들었다. 브레멘 음악대 동상. 당나귀 코와 앞 다리가 반질반질하게 변색됐다. 늙은 당나귀 한 마리가 있었다. 곡식 자루를 나르던 당나귀인데, 늙어버리자 당나귀 주인은 먹을 것을 줘봤자 소용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 눈치 챈 당나귀는 때마침 브레멘에서 음악대장이 단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집을 떠난다. 브레멘으로 향하던 당나귀는 같은 처지의 동물들을 만난다. 쥐를 잡지 않았다고 쫓겨난 고양이, 입 냄새가 심한 개, 노래를 잘 하고 싶은 수탉. 당나귀가 말했다. "죽음보다 나은 것을 찾을 수 있을 거..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 남쪽 50킬로미터 아래 자리잡은 셜뢰홀름 성.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 남쪽에는 동화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아름다운 성 '셜뢰홀름(Tjoloholms)'이 북해를 바라보고 있다. 성 테라스에 오르면 푸른 초원이 펼쳐지고 우아한 뒷뜰 정원 너머에는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여자들이라면 하룻 밤만이라도 공주로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들법한데, 실재로 결혼식 장소로도 대여 가능하다. 좀 많이 비싸지만. 셜뢰홀름 성에서 바라본 목초지. 한 때 스웨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종마지를 운영하며 훌륭한 경주마를 길러냈다. 셜뢰홀름 성을 만든 부부의 이야기는 안타깝다. 스코틀랜드식 셜뢰홀름을 만든 건, 영국 출신 제임스 프레드릭 딕슨(James Fredrik Dickson)이라는 사업가다. 성..
마스트랜드섬 꼭대기에 쌓아올린 칼스텐 감옥 미국에 절대 탈출할 수 없는 알카트라즈 감옥이 있다면, 스웨덴에는 살아 나오기 힘든 칼스텐 감옥이 있다. 알카트라즈와 칼스텐 모두 섬에 있는 감옥. 빠른 유속과 얼음짱 같은 온도 때문에 알카트라즈는 탈출이 불가능했다면, 가혹한 노역 때문에 사망자가 속출하는 수감생활로 악명 높은 감옥이 칼스텐이다. 칼스텐 감옥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 도심 북서쪽으로 45킬로미터 떨어진 칼스텐(Carlsten) 감옥은 마스트랜드(Martstrand)섬 꼭대기에 세워졌다. 1676년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브(Karl X Gustav)가 방어용 성벽을 쌓기 시작했는데, 공사는 1860년에 끝났다. 2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쌓아올린 요새는 피라미드처럼 수천년을 지속할 수 있을 ..
한림읍 협재 오늘 참 덥다. 절기상 대서(大暑)다. 염소 뿔도 녹는다는 속담이 전해지는 날이다. 7월 22일 오늘 폭염특보도 발령됐다. 눈이라도 시원하라고 제주 바다 사진을 모았다. 에마랄드빛깔 협재 해변은 언제 가봐도 마음이 탁 트이는 곳이다. 구좌읍 세화 물이 빠지면 아담한 백사장이 등장하는 구좌읍 세화 앞바다다. 바위 틈에 소라게들이 많아 아이들이 좋아한다. 성산읍 광치기해변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광치기해변은 독특한 지질구조를 갖고 있다. 물이 빠지면 웅덩이에 물이 고인다. 웅덩이는 아기들이 놀 수 있는 작은 수영장이 된다. 구좌읍 월정리 한껏 멋을 낸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월정리 해변이다. 해변을 따라 카페 거리가 이어진다.
용눈이 오름 정상에서 두 여인이 다랑쉬 오름을 감상하고 있다. 장마다. 그래도 제주에 갔다. 남태평양같은 바다를 바라볼 수는 없지만, 장마기간 제주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오름 오르기. 용눈이 오름 내리막길에 손바봉 등 제주 동북의 오름들이 보인다. 368개나 될 정도로 제주는 오름 천국이다. 한라산 기생화산인 오름은 노약자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한 오름도 많다. 이름도 예쁜 용눈이 오름에 올랐다. 제주 북동부 오름 중 손에 꼽히는 오름이다. 용눈이 오름 정상 용눈이 오름은 장마 기간에 올라도 좋다. 물영아리 오름처럼 나무 그늘이 없기 때문에 뙤약볕에 오르면 힘이 든다. 큰 비가 아니라면 우산을 들고 올라도 좋을 만큼 완만한 경사가 이어진다. 해발 247.8m다. 중산간에 있으니 실제 등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