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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내 청와대 집무실 전시관. 실재 청와대 집무실에 걸린 역대 대통령의 초상화를 모사한 대통령의 모습.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 지난해 12월 26일 개관했다. 경북궁 앞 문화체육관광부 청사로 쓰던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청와대 앞에는 조선 옛 궁궐 경복궁이 있다. 경복궁 전방 오른편에는 정부종합청사와 외교통상부, 세종문화회관이 세종로를 따라 나란히 태평로를 향해 자리잡고 있다. 경복궁 앞 왼쪽 라인 첫 번째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다. 역사박물관 다음은 미국대사관과 방송통신위원회가 입주한 KT건물, 그리고 지하 교보문고를 포함한 교보생명이 세종로 라인을 이어간다. 대한민국 1세대 가전제품들. TV, 선풍기, 라디오 등이 유리관 안에 모셔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따라..
연말이기 때문에, 힘찬 새해를 시작한다고, 그냥 술 마시기는 미안한지 애주가의 술상 테마는 다양하다. 술상 테마가 부족하다면? 빙허(憑虛) 현진건 선생님의 소설 제목 하나를 기억하면 해결된다. 술 권하는 사회. 술 권하는 사회는 '모주망태'다. '고주망태'와 말이 비슷한 모주망태는 늘 술에 쩔어 사는 사람을 부르는 말이다. '고주'는 술을 짜는 망태기 '고주'의 본딧말이다. 코가 삐뚤어질 정도로 술에 쩔은 상태를 '고주망태'라 한다면, 항상 고주망태인 사람을 '모주망태'라 한다. '모주(母酒)'는 고주에 걸래낸 좋은 술에서 남은 찌기술을 말한다. 술이 부족한 애주가들에게 찌끼술도 어머니 같은 술이다. 소설가가 아닌 소시민들은 만취한 다음 날, 해장의 방법을 모색하며 눈을 비빈다. 극약처방으로 약방을 찾는..
혹한의 겨울이다. 기록적인 한파 풍경을 담으러 동분서주하다 2년 전에 만난 다람쥐가 떠올랐다. 지금보다는 좀 덜 추웠지만 갑작스레 몰아닥친 한파 사진을 찍기위해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구곡폭포에 갔다. 얼어붙은 구곡폭포 빙벽을 찍기 위해서였다. 손이 시릴 만큼의 시간 만큼 빙벽 사진을 찍고 뒤돌아설때 어떤 기척이 느껴졌다. 두리번 거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돌아서던 찰나, 다람쥐 한 마리가 눈 속에서 꼬물거리고 있었다. '한 겨울에 다람쥐가?' '다람쥐는 겨울잠을 자는게 아니었나?' '너무 추워서 잠도 안오나?' 셔터를 살살 누르며 살며시 다가갔다. (참고 : 살살 누른다고 셔터 소리가 작게 나는 것은 아니다.) 인기척에 금새 도망가는 다람쥐는 제법 가까운 거리를 허락했다. 자세히 들여..
눈이 아직도 즐거운 신참 사진기자들이다. 첫눈이건, 더위를 식혀주는 비이건 사진기자들은 하늘에서 내리는 모든 것들이 부담스럽다. 그것들을 기록해야하는 숙명이 있기에... 현장이 숙명인 사진기자에게 날씨는 전문 등산가만큼 중요한 요소다. 10년전 신문사 입사 당시 많은 사진기자 선배들이 등산복을 입고 다니는 이유가 궁금했다. 궁금증은 사진기자 생활 한달 만에 풀렸다. 사무실이나 기자실이 아닌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사진기자들은 각자의 몸을 보호해야 했다. 10년 넘게 사진기자 생활을 하면서 느낀 아웃도어 의류의 기능성에 대해 몇 자 적어 본다. 아주 주관적인 평가다. 사진기자 계급도 1. 구스다운이 덕다운보다 따뜻하다? 구스다운(거위털)이 덕다운(오리털)보다 따뜻하다는 것은 측정이 어렵다. 대부분의 아웃도어..
낙산 성곽길을 한 시민이 걷고 있다. 낙산 정상에서는 북악산과 북한산 능선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에 보이는 제일 높은 봉우리는 북한산 보현봉이다. 눈이 오면 낙산에 간다. 정확히 말하면 눈이 온 다음 날 낙산에 간다. 눈이 오는 당일에는 시계가 혼탁해 먼 풍경을 담을 수 없다. 눈이 오는 당일에는 많은 눈이 쏟아지는 장면과 교통체증으로 포인트를 맞춘다. 교통체증이 없는 정도의 반가운 눈이라면 눈 내리는 낭만적인 서울의 모습을 담고, 많은 눈으로 교통에 문제가 생기면 오르막길에서 고생하는 차량 운전자들을 찾아다닌다. 눈이 온 다음 날은 대부분 시계가 좋은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 반가운 눈 혹은 폭설로 인한 교통체증 다음 날 사진뉴스는 대부분 골목 빙판 출근길이나 아름다운 설경에 포인트를 맞춘다. 두 가지..
티베트인들은 불교의 경전을 넣어두는 마니차를 돌리면 경전을 읽는 것과 같다고 믿는다. 샹그릴라 사원에는 높이 21m, 무게 60톤에 달하는 대형 마니차가 있다. 이 초대형 마니차에는 성불을 염원한다는 뜻을 지닌 '옴마니반메홈'이라는 글자가 무려 124억개나 새겨져 있다고 한다. 세계의 지붕 티베트 라싸를 목전에 둔 차마고도는 샹그릴라를 통과한다. 티베트어로 '푸른 달빛 골짜기'를 뜻하는 샹그릴라는 영국 작가 제임스 힐튼(James Hilton)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에 등장한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샹그릴라는 험준한 설산과 협곡, 광활한 초원이 펼쳐지는 지상낙원으로 묘사된다. 동양을 신비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서양인들은 히말라야 부근 어딘가를 피안의 세계로 꿈꾸고 있었다 홍군..
황토빛 금사강 물결이 회오리치고 있다. 보이차의 원산지 윈난성 운남역관에서 출발한 차마고도는 헙준하기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호도협곡을 통과한다. 이 험난한 낭떠러지 길을 지나야 샹그릴라를 거쳐 티베트의 수도 라싸에 갈 수 있다. 아찔한 협곡길이지만 티베트로 가야만 하는 마방들은 생명을 걸고 협곡을 건넜다. 굽이치는 황토빛 금사강과 함께 날카로운 협곡의 모습은 원시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호랑이가 건너다녔다고 호도협이라 불린 협곡은 호랑이가 건널만큼 강폭이 좁지 않다. 해발 5000미터가 넘는 옥룡설산과 합바설산 사이를 통과하는 협곡에는 중국에서 가장 긴 강 장강(양쯔강)이 흐른다. 장강은 세계에서 세번째로 긴 강이기도하다. 호도협곡을 지나는 장강을 금사강이라 부르는데, 황토빛 강물이 요란한 굉음을 내며 16..
인상여강 현지인 배우들이 차잎을 가득 싫은 광주리를 짊어지고 산길을 오르고 있다. 차마고도 옥룡설산 운산평 아래는 대형 야외극장이 있다. 이 극장은 지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연출한 '장이모' 감독의 야외극이 펼쳐지는 곳이다. 첸 차이거와 함께 대표적인 중국 5세대 감독으로 꼽히는 장이모는 영화 '붉은 수수밭'으로 1987년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영화계에 데뷔한 인물이다. 뒤로 보이는 옥룡설산을 배경이 된 야외극장에서 윈난성 현지인들이 호탕한 마방을 연기하고 있다. 장이모 감독은 중국에 첫 노벨문학상을 안긴 작가 '모옌'의 소설 '홍까오량 가족'을 바탕으로 영화 붉은 수수밭을 만들었다. 베를린 영화제 수상으로 유명세를 탄 장감독은 메이저 영화사 미라맥스의 제작비 3500만달러가 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