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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운산평에서 바라본 옥룡설산이 구름에 갇혀 있다. 윈난성 운남역관에서 시작한 차마고도 탐방은 일년 내내 눈이 녹지 않은 만년설산인 옥룡설산에 이르렀다. 히말라야 산맥의 일부이자 북반구에서 제일 남단에 있는 옥룡설산은 1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있으며 해발 5,596미터에 달한다. 은빛 용이 누워있는 모습과 비슷하다해서 옥룡설산이란 불린다. 운산평을 가던 중 소들이 길을 막고 있다. 옥룡설산은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벌을 받아 갇혀 있던 산이라고 전해진다. 나시족도 옥룡설산을 거룩한 성산으로 여기며 등반을 금기시하고 있다. 빼어난 풍광의 옥룡설산은 중국 정부가 국가풍경구로 지정해 엄격히 관리한다. 국가풍경구는 한국의 국립공원같은 개념으로 옥룡설산은 중국 국가풍경구 최상등급은 ‘5A’에 해당한다. 실제로 옥룡설산 ..
옥룡설산 야외무대에서 장이모 감독이 연출한 '인상여강' 공연. 현지 주민들이 옛 마방들을 연기하고 있다. “신농(神農)이 수백가지 풀을 먹다 독에 중독되어 정신을 잃었다. 그 때 푸른 잎사귀 하나가 신농의 입으로 떨어졌다. 신농이 이 잎을 먹자 정신이 맑아졌다.” B.C 2500년경에 존재했다는 중국 농업의 신 신농(神農). 중국 사람들은 신농의 이야기를 꺼내들며 차의 기원은 중국이라 주장한다. 차를 의미하는 말은 서양에서는 'tea', 동양에서는 말그대로 'cha'라고 부른다. 'tea'와 'cha'는 모두 중국 방언이다. 굳이 증명할 수 없는 신농의 존재를 논하지 않더라도 차의 기원은 중국이라고 모두가 인정한다. 사계진 동쪽에 삼중 누각으로 세워진 고희대. 유목민 티베트인들의 주식은 야크의 젖과 고기..
한 무리의 재두루미가 민간인 출입통제선 이북에 있는 강원 철원군 철원평야에서 날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203호인 재두루미는 10월 말쯤 한반도로 날아와 겨울을 보낸 뒤 이듬해 봄에 시베리아, 몽골 등 북쪽 지방으로 돌아간다. 고개를 치켜 들면 사람만큼 큰 새라지만, 사람들의 인기척에 호들갑스럽게 도망친다. 더 좋은 장면을 찍고 싶었지만, 날아오르는 모습이 힘겨워보여 욕심을 채우지 못한 채 카메라를 내려 놓았다. 2012.11. 15. 철원평야
상형문자인 동파문자로 적힌 소원 나무판. 바람이 불면 방울 소리와 함께 소원이 하늘로 올라간다나. 차마고도 교역로는 대략 여덟 가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옛 차마고도의 흔적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길은 두 개 정도다. 보이차의 원산지 윈난성 남부에서 시작된 길로 따리, 리장, 샹그릴라를 지나 티베트에 이르는 길과 쓰촨성 야안에서 시작돼 티베트 라싸로 이어지는 길. 길은 라싸에서 끝나지 않고 히말라야를 넘어 실크로드와 합류한다. 윈난성 운남역관을 출발한 차마고도는 아름다운 전통 기와집이 모여있는 '리장(여강麗江)'으로 이어진다. 차, 소금 등을 교역하던 마방들의 규모는 다양했다. 일가족 단위에서 말 200필 이상을 끌고다니는 대규모 마방 등 규모에 따라 이동 거리도 달랐다. 마방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교..
차마고도 끝자락 샹그릴라. 티베트어로 '내 마음 속의 해와 달'라는 뜻의 샹그릴라는 중국 윈난(雲南)성 디칭(迪慶) 티베트자치주에 속한다. 실크로드보다 200년이나 앞서 1세기경 만들어진 차마고도(茶馬古道). 중국 서남부의 특산물인 차와 티베트의 말을 교환하기 위해 형성된 인류 최고(最古)의 무역교역로다. 길이 5,000㎞, 평균고도 4,000m에 달하는 이 고대 무역로는 이제 흔적만 남았다. 운남역관 입구 차마고도는 당·송 시대를 거치면서 번성하였으며 이후 네팔, 인도, 유럽까지 연결됐다. 1000년 전 티베트 불교가 티베트의 주도인 라싸[拉薩]에서 윈난·쓰촨 지역으로 전래되기도 했다. 설산(雪山)들과 아찔한 협곡으로 이어지는 차마고도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힌다. 진사강[金沙江], 란창강[瀾..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이다. 24절기 중 19번째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어제 아내에게 요즘 유행하는 패딩을 하나 사줬다.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아내다. 생각같아선 필파워 900 이상의 히말라야급 헤비다운을 사주고 싶었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다. 눈치 빠른 아내는 헤비다운은 뚱뚱해보인다며 날씬한 롱다운을 골랐다. 다행히 올해도 수능 한파가 없단다. 수능 예비소집일 풍경을 담으러 여자고등학교 고사장을 기웃거렸다. 수험생이라지만 여고생이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까르르르' 호들갑을 떨며 웃는다. 학교 캠퍼스엔 낙엽이 뒹굴고 있었다. 오래된 학교 담벼락에 생긴 구멍으로 참새들이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를 옮긴다. 2012. 11. 7. 이화여자고등학교
도요새는 나그네새다. 봄, 여름 한반도 갯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떠나는 새다. 여름철에는 시베리아 등 북부지방에서 번식을 하고, 겨울이면 뉴질랜드, 필리핀 등 남쪽 지방에서 월동한다. 먼 여행길 한반도 갯벌은 도요새에게 고속도로 휴게소같은 곳이다. 새만금 갯벌, 송도 갯벌 등 서해의 많은 갯벌이 사라졌다. 갯벌이 사라진 만큼 도요새의 개체수도 줄어들었다고 물새네트워크는 지적한다. 일반 사람들이 쉽게 관찰할 수 없어서일까? 도요새 개체수에 대한 관심은 눈꼽만큼이다. 2011년 가을 송도 갯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