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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사진에 제목을 붙인다는 것은 어떤 작용을 할까? - 솔섬 사진 저작권에 대한 마지막 단상 Pine Trees, Study 1, Wolcheon, Gangwando, South Korea, 2007 한글을 좀 깨우친 딸아이가 자기 방 앞에 팻말을 붙였다. ‘시오니(딸 이름) 방’.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좀 긴 팻말로 갈았다. ‘여기는 허락 없이 들어오면 안됩니다. 시오니 방입니다.’ 이름을 짓는 다는 것은 대상의 의미를 인식했다는 증거다. 또 구별짓기 작용도 한다. 그 방은 다른 방과 달리 딸아이의 방이라는 거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그 방이 딸아이 방인지 이미 알고 있다. 누구나 다 아는 대상에 동어반복적인 이름을 짓는 다는 것은 대상에 대한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강원도의 한 작은 소나무섬을 둘러싸고 영국 유명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Michael Kenna)와 국내 대기업 대한항공이 다툼을 벌이고 있다. 풍경사진 저작권울 둘러싼 다툼으로 비쳐지는 싸움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1년 8월 TV광고 ‘우리(에게만 있는)나라-솔섬 삼척편’에 아마추어 사진작가 헤르메스(블로거명)의 소나무섬 풍경사진을 사용했다. 이 사진은 17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입선 작품이다. 문제는 이 사진이 마이클 케나가 지난 2007년 찍은 솔섬(Pine Trees, Study1)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마이클 케나의 한국 에이전시 공근혜갤러리는 지난해 7월 헤르메스의 솔섬 사진이 케나의 모작이라며 대한항공을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헤르메스의 솔섬 사진 풍경사진의 저작권..
거울없는 카메라가 유행이다. 지난 2013년 국내 판매된 렌즈 교환식 카메라 53만612대 가운데 미러리스 카메라가 27만1199대로 51%를 차지하며(시장조사기관 GfK자료) 카메라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기존 렌즈 교환식 카메라인 SLR(일안 반사식 카메라single-lens reflex camera)의 본체에서 reflex 기능을 담당하던 거울이 없는 카메라다. 카메라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피사체의 이미지를 CCD(Charge Coupled Device)나 CMOS(Complementary Metal Oxide Semiconductor)등의 이미지 센서(image sensor)에 등사시킨다. 디지털 똑딱이 자동카메라의 경우, 이 등사된 이미지는 LCD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
똑딱, 똑딱, 똑딱.... 시계소리가 아니다. 의성어라는 것이 좀 애매한 부분이 있다. 고양이 울음 소리는 우리에게 '야옹, 야옹', 미국 사람들에게는 '뮤, 뮤'로 들리듯이. 아무튼, 똑딱 똑딱은 시계 소리 이외에도 '찰칵'하고 사진 찍는 소리이기도 하다. 아니 어쩌면 자연스럽게 흘러가버리는 똑딱 똑딱 시간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누르는 사진촬영 기법의 은유이기도 한것 같다. 똑딱이 카메라는 본체에 만능 줌렌즈가 결합된 소형 콤팩트 카메라를 부르는 애칭이다. 똑딱이 자동카메라는 카메라 시장의 디지털화와 맞추어 승승장구했다. 디지털 똑딱이 카메라 이전의 필름 자동카메라는 아무리 자동이라 하더라도 일반 대중들에게는 예측불가능한 불안한 기계였다. 사진이 잘 나온다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 소형 액정LCD를 통해 ..
천연기념물 제331호이자 멸종위기 2급 잔점박이 물범이 오지리 앞바다에서 카메라를 경계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오지리 지윤근 이장은 물범 아홉 마리가 모래톱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2010.7. 숲에 이슬을 더해주는 바다. 이름도 아름다운 가로림만(加露林灣)은 충청남도 서천시 대산읍 오지리와 태안군 이원면 내리를 사이에 두고 잘록하게 들어간 호리병 모양의 바다다. 전체 해안선 길이 162km, 연안 면적 1만5985ha의 호리병 바다는 산란기 어류들의 아늑한 보금자리를 제공하며 천혜의 황금어장을 형성한다. 15개 어항 1987가구 4946명의 어민들이 가로림만에 기대 산다. 밀물 때 8000ha의 광활한 갯벌을 드러내는 가로림만의 입구는 불과 2.5킬로미터. 병목 현상으..
백범 명상길 겨울 산사는 고요했다. 충남 공주 태화산 자락을 흐르는 마곡천은 천년고찰 마곡사를 휘감아 돌고 있다. 마곡사의 관문 해탈문과 천왕문을 지나 극락교를 건너면 대광보전(보물 제802호) 옆에 작은 법당이 있다. 백범 김구(1879-1949) 선생님이 은거했던 백범당이다. 백범당 1896년 청년이었던 백범 김구 선생님은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나루에서 일본군 장교를 살해해 인천형무소에서 투옥됐다. 이후 탈옥에 성공한 선생님은 '원종(圓宗)'이라는 법명으로 마곡사에 잠시 은거했다. 1898년 마곡사를 떠나 근 50여년만에 마곡사에 돌아온 김구 선생님은 백범당 옆에 향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나는 이 서방과 같이 마곡사를 향하여 계룡산을 떠났다. 마곡사 앞 고개에 올라선 때는..
대형 복합상영관 공세에 밀려 문을 닫았던 단설극장이 실버극장으로 재개관했다. 인천을 대표하던 미림극장이 문을 닫은 것은 2004년 7월. 사회적기업협의회 인천지부가 9년 동안 방치됐던 극장을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동구의 지역 특성을 살려 지난 10월2일 노인 전용극장인 ‘추억극장 미림’으로 만들어 문을 다시 열었다. "노인의,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극장입니다.” 극장 운영 대부분을 노인들이 맡아서 한다는 극장 이사의 설명처럼, 매표소 입구에서 비교적 젊은 노인들이 노란 조끼를 입고 노인 관객들을 맞이한다. 치아가 신통찮아 팝콘 먹기가 힘든 동년배들의 불편을 아는지, 할머니 직원들은 관람객 주전부리로 6개에 1000원 하는 풀빵도 만들어 판다. 영화 관람료는 55세 이상 2000원. 하루 1만원 이..
떠나요 둘이서 모든걸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밤 그 별빛아래 이제는 더이상 얽매이긴 우린 싫어요 신문에 TV에 월급봉투에 아파트 담벼락보다는 바달 볼 수있는 창문이 좋아요 낑깡밭 일구고 감귤도 우리들이 가꿔봐요 정말로 그대가 외롭다고 느껴진다면 떠나요 제주도 푸른 밤 하늘 아래로 - 제주도 푸른밤 최성원 떠나요 둘이서 힘들게 별로 없어요 제주도 푸른밤 그 별아래 그동안 우리는 오랫동안 지쳤잖아요 술집에 카페에 많은 사람에 도시의 침묵보다는 바다의 속삭임이 좋아요 신혼부부 밀려와 똑같은 사진찍기 구경하며 정말로 그대가 재미없다고 느껴진다면 떠나요 제주도 푸르매가 살고 있는곳 - 제주도 푸른밤 최성원 푸르매는 소녀였다. 2013. 10. 제주도 월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