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책] 가려진 세계의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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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복장으로 본 남북관계

김창길 2015. 7. 29. 16:00

 

 

 

정전협정 62주년기념식이 열리는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27일 다녀왔다. 정전협정의 정식 명칭은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사령관 및 중공인민지원군 사령원을 다른 일방으로 하는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이다.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국제연합군 총사령관 클라크(Mark Wayne Clark)와 북한군 사령관 김일성, 중공인민지원군 펑더화이 사령관이 영문, 한글, 한문으로 작성했다.

 

정전 협정에는 당사국인 북한은 있었지만 한국은 없었다. 국제 관례상 정전협정이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되는 있는 경우는 한반도다. 그래서 정전협정 대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북한은 이미 1974년부터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다. 그러나 정전협정 서명에 참가하지 않은 한국과의 평화협정은 거부했다. 정전협정 당사자인 미국과 체결을 맺어야한다는 것이다.

 

 

 

1953년 정전협정 당시 사용됐던 테이블. 2015. 7. 27.

 

 

2년만에 다시 찾은 공동경비구역(JSA Joint Security Area) 판문점을 지키는 북한군의 모습이 예전과 달랐다. 귀를 덮는 미군 스타일의 전투모를 쓰고 반팔 차림새였다. 북한군 두 명은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UN사 대표 등 판문점을 방문한 남측 인사들을 DSLR카메라로 촬영했다. 큰 신경전은 아니지만 우리측 군인 한 명이 군사분계선 가까이로 다가가 북한군의 사진촬영을 방해하기도 했다.

 

판문점 취재가 이번이 몇 번째일까?

과거의 판문점 사진을 꺼냈다.

 

 

 

 

 

 

 

판문점. 2008. 10. 1.

 

지난 2008년 10월 1일에 촬영한 북한군은 망원경으로 남측을 관찰했다. 사발을 거꾸로 놓은 모양의 모자를 썼다. 판문점을 방문한 한국전쟁 참전용사와 한국, 미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판문점. 2009년 9월 30일.

 

다음은 2009년 9월 30일에 찍은 북한군 모습이다. 복장은 비슷한데 망원경이 아닌 DSLR 카메라로 남측의 모습을 기록했다. 여름 물난리로 떠내려온 북한병사의 시신 송환식의 풍경이다.

 

 

 

 

 

 

판문점. 2013. 3. 19.


지난 2013년 3월 19일에 본 북한군 모습이다. 철모를 썼다. 남북관계가 악화됐다는 표시다. 지난 2010년 이후로 이산가족상봉행사는 다시 열리지 않고 있다. 금강산 관광도 마찬가지. 냉랭한 남북의 분위기가 전투의상에서 나타난다.

 

 

 

 

 

 

 

판문점. 2015. 7. 27.

 

 

이번에 방문한 판문점 분위기는 더 나빠졌다. 가방을 들고 판문점에 들어갈 수 없다며 UN사 공보관이 카메라 가방을 버스에 놓으라고 말했다. UN사측 제재가 아니라 북한측이 문제 삼는다는 것이다. 가방 속 내용물을 북측이 꼬투리를 잡는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 미사일 발사 실험을 준비중이다. 외신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보유국가이며 이에 걸맞는 국제 관계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선군정치, 그러니까 군이 제일인 북한에서 핵무기 소유는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핵발전소를 좋아하는 정부가 운영하는 나라다. 무력이 목적이든, 경제가 목표이든 핵을 제 입맛에 따라 사용하고 있다. 단 한번의 실수로 피해보는 것은 민초들이다.

 

 

 

판문점. 201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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