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눈이 오름 정상에서 두 여인이 다랑쉬 오름을 감상하고 있다.




장마다. 그래도 제주에 갔다. 남태평양같은 바다를 바라볼 수는 없지만, 장마기간 제주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오름 오르기.




용눈이 오름 내리막길에 손바봉 등 제주 동북의 오름들이 보인다.




368개나 될 정도로 제주는 오름 천국이다. 한라산 기생화산인 오름은 노약자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한 오름도 많다. 이름도 예쁜 용눈이 오름에 올랐다. 제주 북동부 오름 중 손에 꼽히는 오름이다.




용눈이 오름 정상



용눈이 오름은 장마 기간에 올라도 좋다. 물영아리 오름처럼 나무 그늘이 없기 때문에 뙤약볕에 오르면 힘이 든다. 큰 비가 아니라면 우산을 들고 올라도 좋을 만큼 완만한 경사가 이어진다. 해발 247.8m다. 중산간에 있으니 실제 등반 높이는 훨씬 낮다.




부드러운 용눈이 오름 능선 뒤로 다랑쉬 오름이 보인다.



산책 코스는 '9'자 모양이다. '9'자에서 동그란 부분은 분화구를 도는 코스다. 빼어난 곡선 능선이 일품이다. 분화구를 천천히 한바퀴 돌면 다랑쉬오름, 손자봉 등 각양각색의 오름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동쪽으로는 우도와 성산일출봉도 보인다. 보름달이 뜨는 야심한 밤에 달과 별을 보러 오르는 오름 매니아도 있다.




제주 고지도에 표시된 제주 북동부의 오름들



2016. 6. 21. 용눈이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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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시대 오름 지도

 

 

제주도는 거인신 설문대할망이 만든 섬이다. 태초에 설문대할망이 방귀를 뀌자 천지가 창조됐다. 할머니는 바닷물 속에서 흙을 퍼올려 한라산을 만들었다. 한라산 근처에 근데근데 흘린 흙들은 오름이 됐다.

 

 

 

조랑말박물관 설문대할망 조형물

 

 

 

한라산 기생화산인 오름은 368개다. 하루에 하나씩 올라도 1년 동안 못 오를 정도로 많은 갯수다. 368개의 오름은 제 각각 독특한 산세와 식생이 분포한다는데, 한라산처럼 분화구에 물을 간직한 물영아리오름을 올랐다. 제주 남동쪽,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 솟아있다.

 

 

 

 

물영아리오름

 

 

민둥산같은 대부분의 오름과 달리 물영아리오름은 숲이다. 나무 그늘이 정상까지 이어져 요즘 처럼 무더운 초여름 날씨에 등반하기 좋다. 하늘높이 치솟은 삼나무숲길을 지나면 가파른 계단이 나온다. 800개가 넘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야 정상이다. 정상에서도 숲이 이어져 다른 오름처럼 중산간의 풍경을 감상할 수 없다. 하지만 정상을 조금 내려가면 넓은 습지가 펼쳐진다. 오름 분화구다.

 

 

 

물보라길 잣성길. 목장 울타리 역할을 하는 돌담을 잣성이라 부른다.

 

 

 

분화구에서 목마른 노루 한 마리가 물을 마시다 인기척에 놀라 도망갔다. 둘레가 1km에 달하는 분화구 습지에는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물장군 등 다양한 식생을 간직하고 있다고한다. 지난 2006년 람사르습지에 등록될 정도로 원형이 잘 보존됐다고한다.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산 정상에 숲으로 둘러싸인 습지를 보면 신비한 느낌이 든다. 하긴, 이 곳은  물을 관장하는 신령이 깃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물영아리라 불린단다.

 

 

 

오름을 오르는 나무 계단길. 800여개의 계단 중간에는 세 군데의 쉼터가 있다.

 

 

 

가파른 오름 등반이 싫다면 둘레길을 걸어본다. 물영아리 오름을 한바뀌 에둘러 도는 물보라길이 있다. 수망리에 있는 오름 둘레길이라서 물보라길이다. 물 '수', 바라볼 '망'을 풀어쓴 말이다. 자연하천길, 소몰이길, 잣성길 등 6.4km의 산책로다. 수망리공동목장이 있어, 운이 좋으면 소몰이 광경도 구경할 수 있다.

 

 

 

물영아리 분화구

 

 

2015. 5. 22. 물영아리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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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

갑마장길을 걷다

window 2015.10.22 21:10

 

 

말 달리던 길을 걸었다. 제주도 갑마장길이다. 서귀포시 표션면 가시리의 중산간 평원은 조선시대 때 최상급 말을 기르는 목장이었다. 그래서 갑마장(甲馬場)이라 불렀다. 제주도 동남쪽 중산간이다.

 

 

 

 

갑마장길 오른편으로 돌담인 잣성이 이어진다. 갑마장길은 빨간 리본을 따라 걷는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로 길죽하게 뻗어나간다. 해발 200-600m로 한라산과 해안 저지대를 연결하는 제주도의 허리 지역이다. 기생화산인 오름과 화산 숲인 곶자왈이 중산간에 있다. 주변지역에 비해 약간 높은 평지가 펼쳐진 들판인 벵듸도 중산간에 있다.

 

사슴 모양의 큰사슴이 오름 앞 벵듸가 갑마장이다. 조선 선조 때 김만일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기르던 말들을 임금에게 군마로 바쳤다. 명품으로 인정 받아 녹산장이라 부르던 목장은 갑마장이라 불리게 됐다. 김만일은 1,600마리 이상의 말을 진상으로 바치며 헌마공신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큰사슴이오름 앞에서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다. 큰사슴이 오름 앞에는 유채꽃플라자가 있다.

 

 

 

갑마장길은 숲과 오름, 들판을 돈다. 가시리에는 13개의 오름이 있는데, 큰사슴이 오름 등 8개의 오름을 갑마장길에서 만날 수 있다. 오름의 여왕이라 불리는 따라비 오름도 이곳에 있다. 따라비 오름 정상에 오르면 서쪽으로 한라산을, 북쪽으로는 성불오름, 비치미오름 등 오름 군락도 감상할 수 있다.

 

 

 

 

갑마장길 옆으로 가시천이 흐른다.

 

 

 

말들을 기르던 곳이라 하천이 흐른다.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갑마장길을 따라 가시천이 흐른다. 방목하는 말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쌓은 돌담인 잣성도 오롯이 보존돼 있다. 가시리 마을회관을 시작으로 따라비 오름, 큰사슴이 오름 등을 도는 갑마장길은 약 20km, 7시간 거리다. 좀 길다 싶으면 갑마장을 중심으로 도는 약 10km의 쫄븐 갑마장길을 걸어도 된다. '쫄븐'은 '짧은'의 제주도 사투리다.

 

 

 

 

 

 

 

 

해안길을 주로 도는 올레길이 식상해졌다면 갑마장길을 걸어보자. 제주 중산간의 고요함에 흠뻑 빠져들을 수 있다. 봄에는 유채, 가을에는 억새가 운치를 더한다. 하지만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없으니 생존비품을 미리 준비해야한다.

 

 

 

 

새끼오름

 

 

2015. 10. 갑마장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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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

 

 

 

 

 

제주도 사투리는 추측불허다. 봄에 걸었던 전남 여수 금오도 '비렁길'은 벼랑길의 전라도 말이다.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걷다 '비렁길'의 '비렁'은 '벼랑'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마을 주민에게 물어보니 추측이 맞았다. 하지만 제주도 방언은 좀처럼 추측하기 어렵다.

 

혼자옵서예! 이정도는 유명해서 제주 인삿말이라고 알고 있겠지만, '무신 거옌 고람 신디 몰르쿠게?' 정도로 문장이 되버리면 제주말은 완전 해석불가하다.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지요?라는 뜻이다.

 

 

 

 

 

 

곶자왈. 어떤 것을 지칭하는 제주말이라고 생각되지만 힌트가 전혀 없다. 혹시 바닷가에 돌출된 육지를 가리키는 '곶'처럼 바다와 관련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완전히 반대다. '곶자왈'은 나무와 덩굴 따위가 어수선하게 뒤엉킨 숲을 말한다. 학술적으로는 돌무더기가 많은 제주 특유의 화산 지형을 말하는데, 이런 땅에서 숲을 이루는 나무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원시림처럼 뒤엉킨 모습이다. 다만, 학자들은 땅에 관심을 둔 것이고 제주 토착민들은 숲의 모양새를 생각했을 뿐이다.

 

제주 곶자왈은 안덕, 조천 등 남북부 지역을 제외한 동서부 다섯 곳에 남겨져 있다. 한라산 동쪽 허리 부분에 분포한 교래 곶자왈을 찾았다. 바람이 몹시 부는 날이었는데, 빽빽한 숲 속의 나뭇가지들이 바람의 강약에 따라 '쏴아-'하는 파도 소리를 내고 있었다. 지질학자들 말처럼 길은 울퉁불퉁한 돌길이 이어졌고, 길 밖에 나무들은 흙이 없어 바위와 돌을 움켜쥐고 자기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곧게 뻗어가는 나무 줄기에 대한 이미지는 산산히 조각났고, 중력의 법칙을 무시한 나무 줄기들과 가지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밤이라면 아마 무서운 동화처럼 벌건 눈을 드러내고 나무들이 움직일 것 같다.

 

 

 

 

 

 

제주도의 밀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 둘이 지나갈 산책로 밖으로 발을 내딛을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온갖 종류의 식물이 뒤엉켜있다. 기본적으로 초록 이끼들이 바위와 나무 줄기들을 타고 올라가고, 타잔이 잡고 이동할만한 나뭇 가지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산책길의 첫 손님이었는지, 발자국 소리를 듣고 노루 한 마리가 푸닥거리며 도망쳤다. 이렇게 험한 지형이니 제주 사람들이 이곳을 이용할 엄두가 안났을 것이다. 숯을 만들었다는 숯가마니터만 드문드문 이어진다.

 

 

 

 

 

 

 

3km를 지났을까, 갑자기 곧게 뻗은 삼나무 군락이 펼쳐진다. 족히 40년 이상이 됐을 법한 수령의 줄기들이 곶자왈의 어지러운 풍경과 대조적으로 하늘로 솟구친다. 시원하게 뻗은 삼나무길을 걸어 오르면 큰지그리오름 정상이다. '큰지그리' 이 또한 추측불허다. 조사해봤는데, 왜 그렇게 불렀는지 알 수 없단다. 오름 정상에서는 한라산 중턱의 오름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데, 날씨가 궂어 한치 앞만 보인다. 왕복 3시간이면 즐길 수 있는 제주의 밀림이다.

 

 

 

 

 

2015. 6. 교래 곶자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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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

 

 

 

 

 

 

제주도의 신령한 산이 한라산이라면, 숲은 사려니숲이다. 사려니는 '살안이' 혹은 '솔안이'로 불리는데 '살', '솔'은 신령한 곳을 말한다.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사려니오름에서 물찾오름을 거쳐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비자림로까지 이어지는 15km의 숲길은, 거짓말을 약간 더해 태고의 신비함을 갖추고 있다.

 

 

 

 

 

 

사려니숲길은 비자림로에서 붉은오름까지 이어지는 10km 구간만 걸을 수 있다. 지난 2002년 지정된 제주 생물권보전지역에 위치한 사려니숲의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서다. 하지만 1년에 1번 2주동안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구간과 성판악 탐방로를 개방하는데, 사려니숲 에코힐링 행사 기간이다.

 

 

 

 

 

 

에코힐링 행사 기간에는 출입금지된 사려니오름, 물찾오름, 붉은오름도 개방된다. 물찾오름은 앞으로 3년동안 출입이 통제된다. 오름 정상에 한라산처럼 물을 간직한 산정호수가 있는 물찾오름은 식생 복원상태가 좋지 않아 자연휴식 기간이 늘어났다.


1년에 한번 개방한다는 월든삼거리에서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10km 구간을 걸었다. 많은 탐방객들이 주로 시작하는 비지람로 입구에 비하면 좀 힘들고 지루한 코스다. 특이한 향내를 내뿜는 화산 송잇길도 없고 돌길과 비포장도로가 이어진다. 하지만 사려니오름 직전에 나오는 삼나무숲 산책로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수령 80년이 넘는 웅장한 삼나무들이 내뿜는 긴장감은 이곳이 정말 신령한 곳이라는 착각에 빠져들게 만든다.

 

 

 

 

탐방로 끝에서 만나는 사려니오름 또한 이색적이다. 데크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한라산과 사려니숲 중간에 우뚝 솟은 물찾오름과 붉은오름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나무 계단은 700여개가 가파르게 펼쳐지는데, 울창한 삼나무로 뒤덮혀 있다. 계단 중간에는 '삼나무 칠형제'라는 특이한 모습의 나무가 있는데, 언듯 보면 일곱 줄기가 뻗어간 일곱개의 삼나무처럼 보이지만 뿌리가 하나인 귀신나무다. 

 

산책로는 비자림로 입구와 붉은오름 입구 두 곳에서만 입장이 가능하다. 각 코스의 끝에는 사려니숲길을 잇는 순환버스가 운영된다. 성판악, 사려니오름 산책로는 오는 6일이면 다시 통제된다.

 

 

 

 

2015. 5. 30. 사려니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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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