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평초등학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5.11.17 돌고래와 함께 걷는 바다 올레 (1)
  2. 2015.05.07 제주도의 시작, 온평리
  3. 2015.03.08 학교가 살아났다. 바당이 웃는다.

 

 

온평 포구 부근의 목선

 

 

바당(바다) 올레를 걸었다. 제주 개국신화를 간직한 제주 성산읍 온평리에서 시작하는 올레 코스다. 탐라국의 시조 고, 양, 부 3신이 동쪽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를 맞이한 곳이 온평리 앞바다다. 수렵생활을 하던 섬 사내들이 육지에서 온 신부들과 결혼한 것이다. 육지에서 내려온 내 딸도 이곳 온평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온평리 앞바다에 설치된 현무암 테이블과 의자

 

 

 

요즘 온평리는 어수선하다. 지난 10일 온평리가 제주 제2공항 부지로 발표되자 마을은 당황했다. 원래 후보지는 아랫마을 신산리였고, 신산리 엮시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지 않았다. 나 역시 당황했다. 딸 아이가 다니는 온평초등학교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해녀들이 세운 온평초등학교는 학생수가 줄어들어 폐교위기에 처했지만 마을 사람들의 학교살리기 운동으로 다시 살아난 학교다.

 

 

 

온평리와 신산리 바닷가에는 돌로 쌓아올린 성벽인 환해장성이 있다. 환해장성 위에 쌓아올린 돌탑.

 

 

 

온평포구에서 시작되는 올레 3B코스를 딸 아이와 걸었다. 14.4km에 이르는 코스 대부분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 바닷길이다보니 군데 군데 전현직 해녀들이 운영하는 해녀 포장마차도 자주 나온다. 한치철은 끝났고, 오징어를 말리고 있는 해녀 포장마차의 메뉴는 거의 비슷하다. 전복, 소라, 해물라면.... 귤은 서비스다. 반건조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며 딸 아이에게 물었다.

 

"동네에 공항이 생긴다는데, 어떻게 생각해?"


"아빠가 빨리 올 수 있으니까 좋지."

 

 

 

오징어와 올레 리본

 

 

 

온평리를 벗어나 신산리 바닷길로 접어들었다. 온평리에서 시작된 마을은 반시계방향으로 돌아 신산리에서 끝난다. 그래서 끝마을이라고도 불린다. 우뚝 선 독자봉 때문에 한라산도 보이지 않는다. 독자봉 자락에는 녹차밭이 있다. 신산리가 자랑하는 품질 좋은 녹차를 생산한다. 

 

신산포구를 지나 신산리 마을에서 운영하는 카페로 들어갔다. 녹차 초콜릿과 녹차 아이스크림을 판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카페치고는 분위기가 좋아 사람들이 많았다. 커피와 녹차 아이스크림을 시켰는데 10분을 넘게 기달려야했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창밖에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봤다. 신산리 앞바다에는 돌고래가 자주 출몰한다. 올레 3B코스를 개장한 지난 5월 23일에도 돌고래가 나타났다고 한다.

 

 

신산리 마을 카페

 

 

제주 제2공항 활주로가 신산리에서 시작된다. 2025년 완공이 목표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딸 아이에게 물었다.

 

"공항이 생겨도 돌고래들이 이 바다를 찾을까?"


"그럼, 호기심 많은 녀석들인데, 비행기보러 오지."

 

 

 

 

2015.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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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

 

 

 

 

 

 

제주도의 시작은 온평리다. 성산일출봉 남쪽 해안가 마을인 온평리에서 탐라국 삼신인이 벽랑국 3공주와 혼례를 올렸다. 한라산 북쪽에서 살던 고을라, 양을라, 부을라 삼신인이 온평리 해안가로 떠내려온 궤짝을 열어보니 벽랑국 공주가 3명 있었던 것. 공주들은 탐라국 삼신인에게 곡식의 씨앗과 망아지, 송아지를 선물했다.

 

 

 

 

 

 

삼신인은 연못 앞 동굴에서 신방을 차렸다. 입구는 하나인데 세 개의 아기 동굴이 딸려 있다. 해안가 선녀탕에서 목욕재개한 삼공주는 연못에서 정안수를 떠놓고 기다리는 삼신인과 혼인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결혼 아닐까? 수렵생활을 하던 탐라국이 벽랑국 삼공주 덕분에 농경을 시작했다.

 

 

 

 

 

 

바닷가에서 바라본 온평리 해안가는 여자의 음부를 닮았다한다. 삼공주를 실은 궤짝이 이곳에 도착할 때 황금빛 노을이 바다를 물들였다해서 '황루알'이라 불렀다. 황루알 해변을 중심으로 마을 해안가는 6km에 달한다. 제주 해안가 마을 중에서 제일 긴 바닷가를 갖고 있다. 해안가가 길어서 그런지 용암석으로 쌓아올린 환해장성도 일부 남아있다. 바다로부터 침입해오는 적을 막기 위해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쌓은 성곽이다. 탐라의 만리장성이다.

 

 

 

 

 

 

탐라국 건국신화라는 큰 스토리를 갖고 있는 온평리에는 훈훈한 요즘 이야기도 갖고 있다. 폐교 위기에 몰렸던 마을 초등학교가 마을 사람들의 노력으로 살아났기 때문. 온평초등학교로 전학오는 학부형들을 위해 동네에서 셋방을 마련해주었다. 온평초등학교는 50여년 전에도 학교가 문을 닫을 뻔했는데, 해녀들의 도움으로 되살아났던 학교다. 화재로 교실이 불타버렸는데, 해녀들이 미역을 팔아 교실을 다시 만들었다. 그래서 한때 마을 앞바다를 '학교바당'이라 불렀다. 학교바당에서는 지금도 250여명의 해녀들이 물질을 한다.

 

 

 

 

 

 


성산일출봉에서 시작한 올레길이 온평리를 지난다. 환해장성이 둘러진 해안가에는 바닷가 정취를 만끽하며 달릴 수 있는 자전거 도로도 섭지코지까지 이어진다.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일주도로도 마을을 지난다. 그냥 지나치기 쉽상이지만 마냥 지나치기 아쉬운 마을이다.

 

 

 

 

 

 

2015. 5. 제주 온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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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

 

 

 

폐교 위기에 몰렸던 시골 초등학교가 다시 살아났다. 마을 인구가 고령화되어 입학생이 줄자 2014년 통폐합 명단에 올랐던 학교다. 마을에서 학교가 사라지게 놔둘 수 없다며 학부모와 교직원,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학교살리기 운동을 벌였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초등학교 이야기다.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하굣길에 마을 바닷가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60여년전 학교를 위해 미역을 채취하던 학교바당(바다)에서는 아직도 마을 해녀들이 물질을 하고 있다.

 

 

 

“해녀들의 도움으로 살아났던 학교 역사를 이제 우리가 이어가야죠.”

개교한 지 4년째 되는 1950년, 학교에 불이나 전 교실이 불에 탔다. 문애선 교장이 사연을 풀어놨다. 끼니조차 때우기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며 해녀들이 미역 판 돈을 학교 재건을 위해 내놨다. 당시 마을 앞바다에서 나는 미역은 전국에서 으뜸으로 쳤다. 그래서 마을 앞바다를 ‘학교바당(바다)’이라 불렀다.

온평초등학교는 한때 86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온평리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키우던 학교였다. 차츰 학생수가 줄어들더니 어느새 제주 본섬에서 가장 작은 학교가 됐다. 한 선생님이 두 학년을 전담하는 복식학급으로 수업을 이어갔다. 학생수가 늘지 않으면 더 이상 학교를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2일 열린 입학식에서 재학생 언니 오빠들이 신입생들을 환영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학교가 살아야 마을도 사는 거죠.”

학부모들은 지난해 5월 학교살리기 희망비빔밥 행사를 열었다. 골고루 섞인 비빔밥처럼 학부모와 주민,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의 마음을 모아보자는 취지였다. 예상밖의 결실을 맺었다. 비빔밥 한 그릇에 돈 1만원쯤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십시일반의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무려 2300만원의 기금이 모였다. 작은 시골마을 치고는 굉장한 액수였다. 그후 계속된 학교살리기 운동으로 2억원에 육박하는 기금을 모았다.

 

학교살리기 기금은 마을로 이주한 전학생들의 주거공간 마련을 위해 쓰였다. 방치된 공동 찜질방을 개조해 다세대주택을 만들고, 어촌계 사무실도 가정집으로 꾸몄다.

 

 

 

작은 학교는 한 학년 한 학급이기 때문에 학년이 바뀌어도 친구들과 헤어질 걱정이 없다.

 

 

 

 

“첫 시골생활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집이 깔끔해서 다행이에요.”

 

아이의 개성이 강해 도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 임성빈군(가명) 어머니는 아이를 위해 시골학교를 물색하던 중이었다. 아무래도 학생수가 적으면 성빈이의 진면목을 선생님들이 알아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때마침 온평초등학교의 ‘전학생을 위한 저렴한 임대주택’ 소식을 접했다. 성빈이 어머니는 용기를 내 이삿짐을 꾸렸다.

 

 

 

은 시골학교이지만 다도, 전통무예, 바이올린, 영어회화 등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학생들이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제주에선 ‘아침밥이 있는’ 9시 등교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온평초등학교는 8시부터 교문을 연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학교에서 놀겠다며 등교하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은 일찍 오는 아이들을 나무라지 않고 매일 아침 아이들과 손을 잡고 학교 운동장을 달린다. 푸른 잔디가 깔린 운동장을 달리는 아이들의 얼굴이 환하다. 온평리에 웃음이 찾아왔다.

 

 

매일 아침 830,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아침 건강 달리기를 한다.

 

2015년 3월 제주 온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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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