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5.04.09 마사이족과 협곡을 걷다
  2. 2015.03.27 아프리카 사파리, 지옥의 문에 들어서다 (9)
  3. 2015.03.22 케냐, No Photo! (4)

 

 

 

 

 

헬스게이트 협곡 입구

 

 

케냐 남서부 헬스게이트(Hell's Gate) 국립공원은 이름에 걸맞지 않는 초식동물의 천국이다. 때문에 굳이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서 기린, 얼룩말, 가젤 등 초원에 사는 동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 제법 쾌적한 날씨를 자랑하는 케냐이지만 아프라카의 태양은 동물들도 꺼려한다. 한낮 더위를 피해 동물들이 나무 그늘로 피하기 전 사파리를 시작해야 제대로된 사파리를 즐길 수 있다.

 

 

 

물고기 탑

 

 

 

게이트 입구를 지나면 물고기탑(Fisher's Tower)이라 불리는 용암탑이 우뚝 솟아있다. 이름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이곳에는 물이 있었고, 물고기도 살았다고 한다. 초원에 갑자기 솟구친 기암절벽들을 보면 아프리카 지각 변동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물고기탑에는 정상까지 밧줄이 이어져 있는데, 더위에 지치지 않은 관광객들은 암벽등반을 즐길 수 있다.

 

초식동물의 천국이지만, 국립공원 내에는 지옥의 문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볼거리가 있다. 지옥의 문 협곡인데, 과거 용암이 흘러나간 자리가 협곡이 됐다.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툼레이더2편에 협곡이 등장한다며 마사이족 가이드가 귀뜸해줬다. 가이드는 나뭇가지를 씹으며 협곡 아래로 일행들을 인도했다.

 

"뭐 씹고 있는거야?"

군복 차림의 마사이족 가이드에게 물었다.

"씹는게 아니라 이빨 청소하는거야. 아카시아 나무인데 향도 좋아."

가이드는 옆에 나뭇가지를 하나 꺽더니 씹어보라고 건냈다.

"고맙다. 근데 왜 군복을 입고 다니는거야?"

"여기 협곡 다닐려면 군복이 편해. 신발도 튼튼하고.“

처음에 진짜 군인인줄 알았잖아.”

 

 

 

마사이족 가이드

 

 

 

용맹하기로 유명한 마사이족은 땅에 다니는 소들은 모두 자기네 것이라고 여긴다. 그래소 타부족의 소들을 모두 약탈해야하는 것을 의무로 생각한다. 원래 그네들 것이니 빼앗는 것이 당연하다는 거다. 농사를 짓지 않는 마사이족은 소피, 소젖, 고기를 먹는다. 15세 전후에 할례를 받아야 남자들은 용맹스러운 전사로 거듭난다. 할례를 받을 때, 아픈 표정을 지으면 이웃 사람들에게 망신을 당한다고 한다.

 

긴 창과 방패를 든 용맹한 전사들은 간혹 사자 사냥에 나선다. 자신들의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50만 마리에 달하는 아프리카 사자들이 2만여 마리로 감소한 것은 마사이족의 사자 사냥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오죽했으면 동물의 왕 사자가 마사이족 전사들을 무서워한다고 믿지 못할 말이 있을까?

 

나중에 인터넷을 뒤적여보니 정말 아프리카 사자들이 마사이족 전사들을 피해 물러나는 영상이 있다. 대여섯마리의 사자들이 소를 잡아먹고 있었는데, 세 명의 마사이 전사들이 사자들 곁으로 걸어가자 사자들이 뒤로 물러났다. 전사들은 소 다리 한 짝을 칼로 짤라 어깨에 메고 유유히 자기 마을로 돌아갔다. 사자들은 고개를 갸우뚱대며 남은 고기를 먹어치웠다.

 

 

 

 

 

 

 

 

마사이 가이드는 지나기 힘든 지형에서 손을 잡아주며 일행들이 안전하게 협곡을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지구상에서 제일 뼈가 튼튼하다네요. 차랑 부딪히면 마사이족은 멀쩡한데 차가 찌그러진다는 말도 있어요."

트래킹을 같이 하던 일행의 말이다. 과장이겠지만 마사이 가이드의 손을 잡아보니 튼튼한 뼈가 느껴진다. 손아귀 힘도 대단하다.

가이드는 협곡에서 떨어지는 조그만 물줄기를 손으로 가리켰다.

"만져봐요. 뜨거울 거에요."

온천수다. 1억년 전부터 갈라지고 있는 아프리카, 소말리아판 사이의 땅속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국립공원 곳곳에는 땅속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한국의 한 대기업은 이곳 국립공원의 지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해내고 있다. 때마침 발전소 앞에서 한국인 직원을 만났는데, 그 직원분도 한국인이 반가웠는지 친절하게 악수를 청한다.

 

 

 

 

 

 

 

악마의 입처럼 생긴 긴 협곡을 지나자 마사이족 마을이 나왔다. 창과 방패를 든 전사들의 모습은 없다. 관광지의 마지막 종착지인 기념품 가게처럼 장신구와 음료수를 팔고 있는 마사이족 마을이다. 마을 사람들 인상에도 전사 부족의 이미지는 없다. 아마도 이곳은 초식 동물의 낙원이라 마사이족들도 순한 모양이다.

 

 

 

 

아프리카의 하늘

 

2015. 1. 아프리카 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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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

 

 

 

 

케냐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IT도시 콘자 취재를 3일만에 끝냈다. 다음 목적지 아랍에미리트행 비행기는 일요일인데, 토요일 하루가 자유시간이다. 취재를 하려 해도 토요일에는 공무원들과 관계자들이 쉰다는 적절한 변명거리도 있다.

아프리카에 왔으니 사파리 한번 해보자. 폼 나는 사파리 전용 4륜구동 자동차를 타고 초원을 누비는 거야!

 

 

 

 

 

 

나이로비에서 하루 일정으로 소화할 수 있는 사파리를 묻자 숙박업소 주인이 '헬스 게이트' 국립공원에 가란다. 헬스 게이트? 지옥의 문? 긴장된 반응을 보이자 주인이 웃으며 말한다.

"초식 동물만 있으니까, 걸어다녀도 돼요."

 

날이 더워지면 동물들이 나무 그늘로 들어가 구경을 못한다기에 동이 트기 전 출발했다. 폐차 직전의 승합차를 탔다. 삐그덕 삐그덕 요란한 소리를 내는 승합차는 포장된 길을 오프로드 승차감을 안겨주며 도심을 빠져 나갔다. 도로 포장상태도 나쁘고 도로 폭도 좁다. 대형 화물 트럭이 들어서면 도로가 꽉 찬다. 아니나 다를까 도심을 벗어나자 벌러덩 배를 드러낸 화물트럭 한 대가 갓길에 누워 있다.

 

 

 

리프트밸리 전망대 민간 휴게소 겸 찻집

 

 

헬스 게이트 국립공원은 나이로비 도심으로부터 약 90킬로미터 떨어졌는데, 중간에 아프리카 대륙의 진풍경을 구경할 수 있는 리프트 전망대를 지난다. 한국인 일행 중 맘씨 좋은 아저씨가 커피 한잔 산다기에 전망대에 내렸다. 중동에서 시작된 30킬로미터가 넘는 폭의 협곡 길이 케냐를 거쳐 잠바브웨로 뻗어 나간다는데 총 길이가 무려 7,700키로미터다. 폭이 넓으니 협곡이란 느낌보다 평원같다. 스케일이 굉장하다.

 

삐걱 거리는 승합차로 약 2시간 달려 헬스 게이트에 도착했다. 국립공원 한복판의 산 꼭대기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게 꼭 악마처럼 보인다해서 헬스 게이트라 부른단다. 협곡에서는 온천수가 나온다는데, 워낙 더운 나라라 온천시설은 없다.

'이곳에서 멋진 사파리 전용 차량을 갈아타고 초원을 달리는거구나! 오프로드를 달릴려면 광폭 타이어를 장착한 짚차를 타야 할거야. 창문 유리에는 철조망이 쳐있겠지.'

운전기사는 입장권을 구입하더니 승합차 뚜껑을 들어 올렸다. 아뿔싸! 지붕을 들어 올리면 이게 바로 사파리 승합차였구나.

 

 

 

 

 

 

 

게이트를 통과하자 멀리서 얼룩말들이 보였다.

"! 얼룩말이다!"

한국인 일행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찰칵 찰칵 카메라가 바쁘다. 일행들은 차에서 내려 슬금슬금 얼룰말들에게 다가갔다. 얼룩말들은 슬금슬금 뒷걸음친다.

"! 원숭이다!"

운전사 양반, 저 원숭이가 무슨 원숭이야? 개코 원숭이? 아 맞다, 정말 개코 닮았네. 아냐 아냐 개떼처럼 몰려다녀서 그럴게야. 원숭이를 본 일행들은 또 흥분했다.

"! 기린이네!"

"! 사슴이다!"

일행들은 사파리를 시작한지 대략 20분동안 감탄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분위기가 점차 수그러들더니 표정들이 심드렁하다. 그도 그럴것이 점차 와일드한 볼거리가 나와야하는데 초식 동물들은 너무 얌전했다.

사실, 나는 처음부터 심드렁했다. 나이로비에서 콘자 취재를 가는 길목에서 얼룩말들은 이미 봤기 때문. 심지어 이곳에서 구경하지 못한 타조와 낙타도 구경했기에 낙담이 컸다.

 

 

 

 

 

 

 

헬스 게이트를 나온 일행들은 점심 식사 장소로 이동했다. 사파리에 좀 실망한 눈치인것 같았는데, 일행 중 분위기 메이커 한 명이 맥주를 돌리며 분위기 반전에 힘썼다.

", 다음은 나이바샤 호수 보트 투어에요. 홍학떼가 장관이라네요. 자 한잔 합시다, 건배!"

 

헬스 게이트 국립공원 인근의 나이바샤 호수에는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촬영지가 있다. 초승달이라 불리는 섬인데, 원래는 동물이 살지 않아 영화를 위해 버팔로, 기린 등 초식 동물들을 풀어놨다고 한다. 30년전 일인데, 지금은 그 동물 배우들이 자연번식하며 홍학의 군무와 함께 빼어난 풍경을 자랑한다나.

 

 

 

 

나이바샤 호수 초승달섬 아카시아 나무 아래서 버팔로와 펠리칸이 평화롭게 쉬고 있다.

 

 

"운이 좋지 않네요. 홍학떼가 저번 주에 다 날아가 버렸어요."

보트 선착장에 도착하자 선장이 미안한 표정이다. 일행들 분위기가 급격히 나빠졌다.

"날도 더운데 대충 보고 철수하지모."

"그래도 하마는 볼 수 있을 거에요. 물에서는 하마가 제일 쎄다잖아요. 볼 만할 거에요."

건배를 제의한 분위기 메이커가 다시 힘을 쓰고 있다. 선장은 하마를 보여주겠다며 요리 조리 배를 운전해 나갔다. 선장이 일행들을 향해 소리쳤다.

"운이 좋네요. 저기, 하마 가족이 있어요!"

일행들은 선장의 손가락질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지만 좀체 하마를 찾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호수 속의 하마는 눈깔과 콧구멍만 수면 위로 내놓기 때문에 가까이 가도 하마의 형체를 볼 수 없다. 하품이라도 해주면 그 큰입을 보며 감탄하겠구만, 하마는 콧구멍만 벌렁거렸다.

"햇볕이 너무 뜨거워. 그만 나가자고!"

", 저기 펠리칸이 있네요!"

분위기 메이커 아저씨가 또 안간힘이다. 나도 분이기 메이커를 도왔다.

"저기, 저 새는 가마우지라는 새인데, 2-3분 동안 물속을 잠수하면서 물고기를 사냥한다네요."

"그래? 아프리카에만 있어?"

"아니요, 한국에도 많아요."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나이바샤 보트 투어는 1시간 만에 끝났다.

 

 

 

나아바샤 호수 보트 투어

 

 

덜컹거리는 승합차를 타고 일행은 나이로비로 향했다. 오는 길에 만난 누워 버린 트럭은 아직도 일어서지 못하고 있다. 분위기 메이커가 또 한번 기를 쓴다.

, 몇 시에 도착하는지 내기 할까요?”

심드렁하던 일행들의 표정이 밝아 졌다.

“30!”

아냐, 도심에 들어서면 차가 막혀. 1시간!”

운전기사 뒤에 앉아 있던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운전사에게 5달러를 건넨다.

“50분에 도착합시다!”

운전수는 정확히 50분에 나이로비 숙소에 도착했다.

 

 

 

나이바샤 호수 펠리칸

 

 

2015. 1. 아프리카 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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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

케냐, No Photo!

photo story 2015.03.22 10:48

 

 

인도를 탈출해 케냐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아프리카 대륙에 첫 발을 내딛는 것이다. 동물의 왕국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 인근 '마이마유(온천지, hot spring)' 시골 마을에 모바일 입출금 서비스인 Mpesa 상점이 보인다.

 

 

 

케냐 수도에 위치한 나이로비 국제공항. 듣던대로 공항 규모가 국내 버스터미널 수준이다. 그래도 우습게 보면 안된다. 자료를 수집한 결과, 부패한 경찰과 공항직원들이 외국인들에게 돈울 요구한다고 한다. 꼬투리를 잡히면 안된다. 기자라고 밝히면 더 복잡해진다.

 

"왜 왔죠?"

입국비자심사를 맡은 여성 공향 요원이 미소를 지으며 물어봤다.

'어라, 웃네. 잘 통과되겠지....'

"여행. 사파리! 동물의 왕국, 사파리!"

뭐가 잘못됐나? 공항 요원이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꺄우뚱 거렸다.

"이상하네요, 관광하러 온거같지 않은데..... 케냐에 아는 사람 있어요?"

, 이래 이 여자!’

"오후, 코오스. 내 직장 동료 여기 마중나와 있어."

공항 요원 고개를 또 꺄우뚱거린다.

"관광하러 왔다면서 왜 직장 동료를 만나요?"

, 대답이 좀 그랬나. 머리를 굴려라.’

", 내 직장 동료가 휴가를 먼저 내서 와있어."

뭔가 잘 안될것 같아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 휴가 온거같지 않은데..... 50달러!"

이런, 공개적으로 돈을 요구하네, 이 부패한 여자 공항 요원!

"50달러!"

화난 눈빛으로 공항 요원을 노려보자, 뒤에서 기다리던 후배가 말한다.

"선배, 50달러 맞아요! 입국비자비 50달러에요."

, 그랬군.

 

 

 

 

나이로비 도심 외곽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

 

 

 

공항을 빠져나와 나이로비 도심에 도착했다. 소매치기와 강도를 만날 위험이 많은 곳이라 길을 걸을 때 지그 재그로 움직여야한다는 케냐 주재 코트라 직원의 보고서가 있다. 두리번 거리지 말고 빨리 걷자!

 

세계 도시 취재 중 케냐는 IT도시에 대한 이야기다. 동물의 왕국 아프리카의 IT도시! 근사한 주제다. 그런데 문제는 이 IT도시가 초기 단계라 땅파기 작업중이란거다. 나이로비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콘자라는 계획도시인데, 공사장 이미지로 IT 도시를 표현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대안으로 나이로비 시민들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담아보려 마음 먹었다.

 

"찰칵, 찰칵, 찰칵!"

포토제닉한 차림새의 흑인 남성이 전화를 하고 있길래, 셔터를 세번 눌렀다.

"헤이 맨!, 노 포토!"

뒤에서 경찰 같은 복장의 흑인 남성이 막아섰다.

"경찰에 체포됩니다! 허락 받지도 않고 사진 찍지 마세요!"

뭐야, 이 험한 분위기는. 건물 보안 요원이었는데, 자기를 찍는 것도 아닌데 앙칼지게 간섭한다. 기분 나쁜 표정을 짓자, 동행한 현지 한국인이 끼어들며 나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케냐 사람들 사진 찍는거 싫어한단다. 기자라고 밝히면 일이 더 복잡해지니까 숨어서 몰래 찍으란다.

낭패다. 보통 거리 스케치는 풍경이 괜찮은 곳에 자리잡고 좋은 장면이 연출될 때까지 기다려야하는데, 숨어서 찍으라니. 하지만 어쩔수 없다. 괜한 시비로 경찰까지 개입되면 일이 더 복잡해진다. 돈을 좋아하는 경찰이라니까.

 

 

 

나이로비에서 뭄바사 방향으로 90킬로미터 떨어진 IT도시 콘자 건설현장. 뒷편에 보이는 나무 옆에 작은 점들이 얼룩말이다.

 

 

콘자 담당 정부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차로 이동하며 거리 사진을 찍기로 했다. 셔터 스피드를 올리고, 휴대폰 상점과 휴대폰 통화 중인 흑인들을 대상으로 셔터를 눌러댔다.

"선배, 차 안에서 사진 찍는 것도 보이나봐요. 주먹질을 하면서 달려드네요."

차가 움직이고 있으니 망정이지, 걷고 있었다면 한대 맞고 카메라도 빼앗길뻔했다.

 

보안 검색을 마치고 정부 청사 건물에서 담당 국장을 기다렸다. 국장이 차가 막혀서 늦는단다.

'이런, 다시 오기 힘든 나라인데, 여기 앉아서 시간을 허비해야하다니...'

한 시간을 기다렸을까, 직원이 나와서 차를 마시며 30분만 더 기다리란다. 미안한 표정은 없다. 당당하다. 차가 막히니 어쩔 수 없다는거다.

"차는 왜 안줘요?"

", 사무실 중앙 로비에 있으니까 취향대로 드세요."

'뭐야, 이사람들. 자기네 나라 기사 써준다는데 태도가 뭐 이따위야!'

약속시간 2시간이 지나자 담당 국장이 나타났다. 역시 미안한 표정은 없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려하자 국장이 사진 찍자고 한다.

"인터뷰할 때 찍었어요."

그러자 그 장면 말고 콘자 배너 이미지를 배경으로 찍어보자고한다. '이런, 그건 내 맘이지. 당신네들 사진 찍히는거 안좋아하자나!'라며 화를 버럭 내고 싶었다.

"오흐, 코오스."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었다. 다음 날, 이 사람들 도움으로 현장에 가야하기 때문에 사이좋게 지내야한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 도심

 

 

일을 마치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에 도착했다. 60대 초반의 부부가 운영하는 민박집인데, 숙박객이 모두 한국인들이다. 민박집 사장에게 물었다.

"케냐 사람들 왜 이리 사진 찍히는거 싫어해요?"

"글쎄요. 옛날에는 영혼이 뺏긴다고 생각해서 싫어했는데, 요즘은 돈 주면 웃으면서 같이 기념사진 찍는다는데요."

이런, 경찰 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돈을 밝히는구나.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우간다로 간다던 한 아저씨가 권하는 소주 몇 잔을 마시니 잠이 잘 올것 같았다. 눈을 감았다.

"위이이잉...."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방에 모기가 있다. 황열병의 천국 아프리카에서 모기에 물리면 큰일이다. 아껴둔 뽀로로 모기접근방지 스티커를 커내 몸에 붙이고 모기장을 쳤다. 침대 위에 올리는 모기장인데, 모습이 마치 공주 침대 커텐을 두른거 같다. 머쓱했지만 어쩔 수 없다.

 

3일간의 케냐 취재를 마치고 공항으로 향하는 택시에 올랐다.

"당신네들, 왜 이렇게 사진 찍히는거 싫어해요?"

택시 기사에게 물었다.

"글쎄요. 이유는 몰라요. 사진 싫어하는건 맞아요."

공항 입구에서 경찰이 택시를 막아섰다. 차량 검문검색이다. 트렁크를 열고, 여기 저기 뒤적거린다. 인도에서와 마찬가지로 떠나는 날도 곤욕이다. 다행히 큰 문제없이 통과됐다. 공항에 도착한 택시 기사가 말했다.

"경찰이 돈을 좋아해요."

그래 나도 돈 좋아. 근데 너희 케냐 사람들 사진도 좀 좋아해라!

 

 

사파리 캣츠 쇼

 

 

2015. 1. 케냐 나이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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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