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6.09.26 새내기 해녀
  2. 2016.04.28 청보리 물결따라 가파도
  3. 2015.03.08 학교가 살아났다. 바당이 웃는다.

새내기 해녀

window 2016.09.26 16:37

 

 

세화 해변

 

 

 

9월 늦더위에 딸 아이와 함께 제주 구좌읍 세화 해변을 찾았다. 제주도 동부 해변에서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해변이다. 갯바위에는 보말, 소라게가 우글거리고, 밀물이면 새하얀 백사장이 펼쳐진다. 지난 8월에는 스노쿨링을 하면서 광어 세끼 한 마리도 손으로 잡았다.

 

 

 

뿔소라 숯불구이

 

 

 

해녀박물관이 있는 세화리에는 매년 해녀축제가 열린다. 2016년에는 9월 24, 25일 양 이틀간 열렸다. 해녀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세화리 일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소라, 게, 문어 등을 맨손으로 잡는 바릇잡이, 맨손으로 광어 잡기, 태왁만들기 강연, 새내기해녀 물질대회 등 해녀와 관련된 프로그램들이다. 축제를 즐기는 동안 성게 국수, 소라 구이, 한치 파전 등 해녀들이 만든 값싸고 맛있는 해물 요리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다.  

 

 

 

새내기 해녀의 오리발

 

 

 

법환 해녀학교 새내기 해녀들의 물질 대회를 구경했다. 주황색 태왁(해녀들이 잡은 소라, 전복 등을 넣는 꾸러미의 부표)은 모두 똑같지만 차림새는 제각각이다. 스킨스쿠버 잠수복에 물안경도 다양했다. 아직 물질이 익숙하지 않아 무거운 뽕돌(연철, 납덩이)을 허리에 차고도 자맥질이 쉽지 않았다. 어떤 새내기는 바닥에만 집중했는지 바로 앞 갯바위에 부딧치기도 했다. 그래도 해녀인지라 여기 저기서 '피히이이'하는 숨비소리도 들린다.

 

 

 

갯바위에 걸려 수면 위로 떠오르는 새내기 해녀

 

 

한수풀 해녀학교 새내기 해녀 물질대회에는 해남도 등장했다. 정말 해남이 될거냐고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카메라를 들이대자 웃으면서 손으로 브이자를 날린다. 스노쿨링 장비를 갖춘 새내기 해녀도 태왁을 끌고 바다에 들어갔다.

 

 

 

태왁 망사리 안에 수확물을 살펴보는 해녀들

 

 

 

외지인의 눈에 해녀는 신비로운 바다의 여인이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바다를 택했던 제주 해녀들 본인은 그들의 일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기 싫어한다. 딸 아이와 같은 반 친구 할머니는 아직도 온평리 앞바다에서 물질을 한다. 하지만 그 해녀의 딸과 손녀는 바닷가에 오지 못하게 한다. 딸 아이 친구는 초등학교 3학년인데, 태어나서 단 한번도 바닷가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한수풀 해녀학교 새내기 해녀와 해남

 

 

 

제주도는 해녀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다. 해녀 축제는 그 노력의 일환으로 열린다. 굳이 유네스코에 등록돼지 않아도 제주 해녀는 육지인의 눈에 신비롭기만 하다.

 

 

 

 

 

2016. 9. 24. 세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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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

 

청보리 물결따라 가파도

 

 

 

바다 너머로 송악산과 산방신이 펼쳐진다.

 

 

청보리 물결이 넘실대는 가파도에 갔다. 제주 남서쪽 모슬포항에서 배로 15분 거리다. 축제 기간이라 입도객이 많아 돌아오는 배시간도 정해져있다. 두시간 남짓.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오는 5월 8일까지 열린다.

 

 

가파도에서 80년 넘게 지낸 할머니.

 

 

 

가파도 여객선은 카페리가 없다. 랜트카, 오토바이, 버스로 뒤엉킨 우도의 해안도로와 달리 가파도는 한산하다.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2.5km A코스, 2km B코스 두 산책로가 있고, 상동포구와 하동포구를 잇는 4.3km 올레 10-1 코스도 있다. 상동포구 가파도 지도 앞에서는 가파도에서 80년 넘게 산 할머니가 막대기를 들고 산책코스를 설명해주신다.

 

 

 

가파도 돌담.

 

 

 

청보리밭은 섬 중심에 펼쳐진다. 제주 본섬과는 좀 다른 모양새의 화산암이 밭담을 형성하고 있다. 밭담을 따라 걷다보면 어우동처럼 재밌는 허수아비도 나타난다. 영악한 참새들은 허수아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청보리밭을 누빈다. 청보리 물결을 따라 길을 걷다 뒤돌아보니 송악산과 산방산이 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다면 한라산도 볼 수 있다.

 

 

 

 

 

 

해안길을 걷는 것 보다는 밭담길과 마을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파도 130여명의 여자 중 70여명이 해녀라는데, 집집마다 태왁이 걸려있다. 해녀가 자맥질할 때 몸을 의지하는 뒤웅박인 태왁 옆에는 '경력 00년' 해녀의 집이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대부분 40년 이상이다. 가파도 주변 해안에 펼쳐진 암초들에 해산물이 풍부하게 서식한다.

 

 

해녀 집에 걸린 어깨말이와 태왁. 잠수하기 위해 납덩이로 만든 조끼가 어깨말이다.

 

 

 

모슬포로 돌아가는 배에서 바라본 가파도는 빈대떡 모양이다. 한국의 유인도 중 고도가 가장 낮은 섬이라 빈대떡처럼 보인다. 섬의 70%가 보리밭이니까 보리 빈대떡이다.

 

 

 

 

2016. 4. 가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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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

 

 

 

폐교 위기에 몰렸던 시골 초등학교가 다시 살아났다. 마을 인구가 고령화되어 입학생이 줄자 2014년 통폐합 명단에 올랐던 학교다. 마을에서 학교가 사라지게 놔둘 수 없다며 학부모와 교직원,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학교살리기 운동을 벌였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초등학교 이야기다.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하굣길에 마을 바닷가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60여년전 학교를 위해 미역을 채취하던 학교바당(바다)에서는 아직도 마을 해녀들이 물질을 하고 있다.

 

 

 

“해녀들의 도움으로 살아났던 학교 역사를 이제 우리가 이어가야죠.”

개교한 지 4년째 되는 1950년, 학교에 불이나 전 교실이 불에 탔다. 문애선 교장이 사연을 풀어놨다. 끼니조차 때우기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며 해녀들이 미역 판 돈을 학교 재건을 위해 내놨다. 당시 마을 앞바다에서 나는 미역은 전국에서 으뜸으로 쳤다. 그래서 마을 앞바다를 ‘학교바당(바다)’이라 불렀다.

온평초등학교는 한때 86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온평리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키우던 학교였다. 차츰 학생수가 줄어들더니 어느새 제주 본섬에서 가장 작은 학교가 됐다. 한 선생님이 두 학년을 전담하는 복식학급으로 수업을 이어갔다. 학생수가 늘지 않으면 더 이상 학교를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2일 열린 입학식에서 재학생 언니 오빠들이 신입생들을 환영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학교가 살아야 마을도 사는 거죠.”

학부모들은 지난해 5월 학교살리기 희망비빔밥 행사를 열었다. 골고루 섞인 비빔밥처럼 학부모와 주민, 그리고 학교 선생님들의 마음을 모아보자는 취지였다. 예상밖의 결실을 맺었다. 비빔밥 한 그릇에 돈 1만원쯤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십시일반의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무려 2300만원의 기금이 모였다. 작은 시골마을 치고는 굉장한 액수였다. 그후 계속된 학교살리기 운동으로 2억원에 육박하는 기금을 모았다.

 

학교살리기 기금은 마을로 이주한 전학생들의 주거공간 마련을 위해 쓰였다. 방치된 공동 찜질방을 개조해 다세대주택을 만들고, 어촌계 사무실도 가정집으로 꾸몄다.

 

 

 

작은 학교는 한 학년 한 학급이기 때문에 학년이 바뀌어도 친구들과 헤어질 걱정이 없다.

 

 

 

 

“첫 시골생활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집이 깔끔해서 다행이에요.”

 

아이의 개성이 강해 도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 임성빈군(가명) 어머니는 아이를 위해 시골학교를 물색하던 중이었다. 아무래도 학생수가 적으면 성빈이의 진면목을 선생님들이 알아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때마침 온평초등학교의 ‘전학생을 위한 저렴한 임대주택’ 소식을 접했다. 성빈이 어머니는 용기를 내 이삿짐을 꾸렸다.

 

 

 

은 시골학교이지만 다도, 전통무예, 바이올린, 영어회화 등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학생들이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제주에선 ‘아침밥이 있는’ 9시 등교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온평초등학교는 8시부터 교문을 연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학교에서 놀겠다며 등교하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은 일찍 오는 아이들을 나무라지 않고 매일 아침 아이들과 손을 잡고 학교 운동장을 달린다. 푸른 잔디가 깔린 운동장을 달리는 아이들의 얼굴이 환하다. 온평리에 웃음이 찾아왔다.

 

 

매일 아침 830,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아침 건강 달리기를 한다.

 

2015년 3월 제주 온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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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