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12.26 사진기자 아웃도어 룩
  2. 2012.10.29 요새는 볼펜 폭탄같은거 안만들어요 (8)
  3. 2012.10.10 뱅뱅 클럽

 

눈이 아직도 즐거운 신참 사진기자들이다. 첫눈이건, 더위를 식혀주는 비이건 사진기자들은 하늘에서 내리는 모든 것들이 부담스럽다. 그것들을 기록해야하는 숙명이 있기에...

 

 

현장이 숙명인 사진기자에게 날씨는 전문 등산가만큼 중요한 요소다. 10년전 신문사 입사 당시 많은 사진기자 선배들이 등산복을 입고 다니는 이유가 궁금했다. 궁금증은 사진기자 생활 한달 만에 풀렸다. 사무실이나 기자실이 아닌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사진기자들은 각자의 몸을 보호해야 했다.

 

10년 넘게 사진기자 생활을 하면서 느낀 아웃도어 의류의 기능성에 대해 몇 자 적어 본다. 아주 주관적인 평가다.

 

사진기자 계급도

 

1. 구스다운이 덕다운보다 따뜻하다?

구스다운(거위털)이 덕다운(오리털)보다 따뜻하다는 것은 측정이 어렵다. 대부분의 아웃도어사들은 기능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구스 충전재를 대부분 사용한다. 오리털 충전재를 사용한 다운점퍼를 입고다니는 사진기자를 만나 볼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착용감은 다르다. 구스다운이 덕다운보다 가볍다. 거위 솜털이 오리 솜털보다 커서 공기를 많이 움켜쥘 수 있다고 한다는데 설득력있다. 다만 보온성에 대한 평가는 다르다. 아웃도어가 아닌 디테일이 예쁜 일반 여성패션 프랜드의 다운 점퍼를 입는 몇몇 여성 사진기자들에 따르면 오리털도 빵빵하게 들어가면 따뜻하다고한다.

 

2. 필파워가 높아야 따뜻하다?

필파워는 다운 점퍼가 압축됐다가 복원돼는 정도를 측정한 값이다. 보통 700에서 시작해 900까지 나오는데, 모 아웃도어사가 필파워 1000의 구스다운을 출시했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렸다고한다.

필파워가 높아야 따뜻한가를 따져본다. 대게 소매 부분에 필파워 숫자가 적혀있다. 사진기자들은 간혹 정말 따뜻한가 느껴보기위해 동료의 다운점퍼를 입어보며 성능을 체감해본다. 하지만 필파워를 측정하듯, 다운 점퍼를 구겼다가 다시 복원되는 정도를 보지는 않는다. 그냥 두툼한 정도를 평가할 뿐. 필파워 숫자와 상관없이 걍 겉보기에 두툼해보이는 다운이 제일 따뜻하다는게 중론이다.

 

3. 디테일도 보온성에 영향을 준다.

두툼한게 제일 따뜻하다. 하지만 디테일도 보온성에 많은 영향을 준다. 가령 아무리 두툼해도 목부위, 소매와 점퍼 아랫부분을 어떻게 처리했냐에 따라 보온성은 달라진다. 점퍼 후두가 목부분을 휘감는 형태의 다운점퍼가 따뜻하다. 위 사진 왼쪽과 중간 다운점퍼처럼 뒷머리부분과 턱선 위를 올라오는 후드가 장착돼야 목 부분에서 생기는 인체열을 간직할 수 있다. 소매는 겉감이 손등을 덮으며 안쪽에 시보리 처리가 되야 장갑을 꼈을 때도 냉기를 피할 수 있다. 또 다운점퍼 기장에 따라 보온성에 차이가 난다. 상식이겠지만 엉덩이 정도는 덮을 기장의 다운점퍼가 따뜻하다.

 

 

알겠지만 연출사진이다.

 

 

4. 다운의 성능 만큼 보온 악세서리도 그 이상의 효과가 있다.

사실 몸은 어느정도 따뜻하면 추위를 버티기에 지장이 없다. 중요한 것은 머리. 목과 함께 머리는 인체열이 발산하는 주요 부위다. 설사 기능이 떨어지는 점퍼를 입었더라도 털모자를 쓰면 그 이상의 인체열을 보존할 수 있다. 러시아 사람들 대부분이 털모자를 쓰는 것을 상기한다면 당연한 일이다.

 

5. 다운 겉감에 따라 보온성이 달라진다?

다운점퍼를 세심하게 고르는 사람들은 겉감의 종류도 따진다. 윈드스토퍼, 콘듀잇 등 겉감 소재는 다양하다. 하지만 그 차이는 한국에서는 무의미하다. 대부분의 아웃도어 구스다운은 생활방수 정도의 성능을 지닌다. 눈이 와도 젖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 이외의 성능이 필요할까? 영햐 10도시 이하와 폭설에서 한 시간 이상 취재를 하는 사진기자도 그 이상의 성능은 필요로하지 않는다.

헤비다운이 유행하기전 사진기자들은 위 사진처럼 내피형 다운과 고어텍스 외투를 착용하는게 일반적이었다. 고어텍스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겉감보단 역시 두툼한 충전재가 들어있는게 따뜻하다.

 

6. 다운 안감에 따라 보온성이 달라진다?

다양한 소재의 겉감을 활용한 기능성을 강조하는 아웃도어사 중 한 회사가 보온성을 높인다는 안감 소재를 개발했다. 은박지가 생각나는 그 안감은 몸의 발열을 보존해 뛰어난 보온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동일 회사는 아니지만 이번에 구입한 내 다운점퍼 등 부분에도 비슷한 소재가 사용됐다.

며칠 입어본 결과, 혹한의 상황에서 그 보온성을 측정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실내로 들어와 몸이 따뜻해졌을 때 등 부분이 유독 후끈거렸다. 몸에서 생긴 열이 은박 성분에 의해 반사돼 보온성을 강화시키는것 같다. 다만 그 은박 소재가 바깥 혹한의 상황에서도 기능을 발휘하는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등 부분이 특별히 따뜻하다는 느낌은 없기 때문이다.

 

 

폭우에는 고어텍스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7. 고어텍스는 곧 아웃도어다.

위에서 말했듯이 그동안 고어텍스 소재를 사랑했다. 사진기자협회 공동구매를 통해 저렴하게 고어텍스를 구매하기도 했다. 고어텍스는 방수는 물론 체내 습기를 배출하는 효과를 지녀 제2의 피부라 칭송받는다. 하지만 과대포장이다. 비를 어느정도 맊기는 하지만 성능이 오래가지는 않다는게 사진기자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몇 달이 지난 고어텍스는 물기를 차단하지 못하고 흡수한다. 또 체내 발열도 과장돼 실내로 들어온 기자들은 체내습기 배출을 위해 빨리 자켓을 벗어던진다.

전문 등산가들도 고어텍스 자켓을 오래 입지 않는다고 한다. 기능이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고어텍스 기능을 유지시켜 준다는 스프레이도 있다. 아웃도어 회사에서 사용하는 고어텍스는 한 외국 의류소재업체의 특허품이기 때문에 그 회사의 가격정책에 의해 값이 좌지우지된다. 독점 소재이기 때문에 비싼 것이다.

고어텍스의 독점적 성격 때문에 많은 아웃도어 회사들이 요즘 자체 원단을 개발했다. 하이벤트, 컨듀잇, 콘트라텍스 등 고어텍스와 똑같은, 혹은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값은 고어텍스보다는 조금 저렴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선택할 정도로 가격이 착하지는 않기 때문에 기왕이면 고어텍스를 구입하는게 일반적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이미 고어텍스는 아웃도어의 대명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소매, 혹은 어깨 부분에 표시된 고어텍스 표시는 등산복의 보증서처럼 변해버렸다. 고어텍스는 곧 아웃도어인 것이다.

 

 

모 카메라회사에서 제공한 우비를 입은 사진기자들이 장맛비를 취재하다 강풍을 맞고 있다

 

8. 방수는 비옷이 최고

방수는 가격도 저렴한 비옷이 최고다. 방풍 기능도 우수해 보온성도 제공한다. 사진기자들도 많은 비가 올때는 고어텍스 자켓 위에 비옷을 걸친다. 하지만 역시 비옷의 한계는 자명하다. 체내 습기를 전혀 배출하지 못한다. 하지만 폭우 속에서는 비옷이 최고다. 실내에 들어와 벗어제끼면 그만이니까.

비닐 비옷은 실용성에서 최고다. 작은 사이즈의 비닐 비옷은 한번 입고 버릴 수 있는 최고의 방수복이다. 하얀색이 제일 무난하다. 물론 폼은 좀 안난다. 환경에도 좋지 않다.

 

 

우면산 사태를 취재하는 한 사진기자가 장화를 신고 있다.

 

9. 비싼 아웃도어 장화의 성능

모르겠다. 남자들이 대부분이 사진기자들은 회사에 비치된 싸구려 장화를 사용한다. 라텍스를 사용했다는 아웃도어 여성 장화에 대한 성능 평가는 여성들에게 남겨둔다. 하지만, 그래도 고무 아니겠는가? 통풍이 쥐약일게다. 빗방울이 장화 안으로 들어온다면 최악일 것이다.

등산화의 경우 고어텍스 소재는 꽤 쓸만한 기능을 발회한다. 물론 고무장화처럼 완벽한 방수능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쾌적하면서 어느 정도의 방수 성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아웃도어 회사들이 고어텍스와 비슷한 원단 소재를 개발했지만 그 소재를 사용한 등산화를 만들지 않는 이유가 무언지 궁금하다.

등산이 생활화된 요즘 경등산화가 대세다. 두꺼운 가죽과 발목을 감싸는 중등산화는 활용도가 적기 때문. 둘레길 산책이 유행인 지금 운동화처럼 가벼운 경등산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험한 산행에 경등산화는 적합하지 않다. 설악산 대청봉을 한번 오르 내린 내 경등산화는 만신창이가 됐다.

 

 

나이스 가이 경향신문 강윤중 기자가 반바지 차림으로 육상 트랙 위를 지나가고 있다.

 

10. 여름 아웃도어 용품의 성능

봄, 가을, 겨울 사진기자들은 아웃도어 제품들에 많이 의지한다. 하지만 여름은 그냥 시원하고 편한 옷을 입는다. 더우면 반바지(반바지를 허용하지 않는 신문사도 많다.), 편한 운동화, 혹은 샌들. 폭염 속에서 그저 얇고 편한 옷을 착용하면 그만이다. 다만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위해 모자와 썬글라스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자와 썬글라사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일반 브랜드를 이용한다.

 

 

몇해 전부터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모 아웃도어사의 두툼한 다운점퍼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처음 그 모습을 봤을 때 요즘 학교 난방이 잘 안돼는지 의아해했다. 요즘은 중고등학생은 물론 직장인들도 두툼한 헤비다운을 즐겨 입는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케나다산 구스다운도 자주 볼 수 있다. 날씨가 많이 추워진건 사실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두터운 헤비다운은 몇 분동안의 강추위를 막아줄 수 있는 좋은 방한대책이다. 하지만 좀 과한 복장이 아닌가 싶다. 실내에 들어가면 좀 더울텐데... 유행이란 이성을 초월한다.

 

여담이다. 모피를 반대하는 동물보호단체들이 왜 구스다운이나 덕다운은 반대하지 않을까 궁금했다. 몇달전 학교 선배가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동물보호단체 상근자로 전향했다. 송년회에서 만난 선배는 때마침 다운 자켓을 입고 있었다.

"형, 모피는 안돼고 오리털은 괜찮아요?"

피식 웃으며 선배가 대답했다.

"솜이야."

 

2012년 혹한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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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

 

 

시리즈마다 바뀌는 최첨단 무기, 매번 바뀌는 섹시한 본드걸, 본 영화만큼 재밌는 오프닝 크레딧...

007 매니아가 007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난 사실 007 시리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제임스 본드가 위기상황을 벗어나는 장면이 너무 허탈했다.

보나마나 Q가 건네준 최첨단 장비로 위기상황을 모면할테니까.

손에 땀이 나지 않는다.

최첨단 무기는 배트맨, 아이언맨 등 맨들에게 충분하다.

 

 

 

지난 2006년, '007 카지노 로얄'은 '다니엘 크레이그' 새로운 제임스 본드를 내놓았다.

1대 제임스 본드 '숀 코네리'에서 시작된 더블오세븐(007) 6대 제임스 본드다.

 

'음, 저 배우 조연으로 많이 봤는데, 남자인 내가 봐도 섹시한 배우....'

 

좀 다른 007 시리즈를 기대하며 '카지노 로얄'을 봤다.

새로웠다.

최첨단 무기로 쉽게 위기상황을 모면하는 역대 007과 달리 다니엘 크레이그는 육탄전을 불사했다.

심지어 적에게 잡혀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영화적 재미는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었으나 카지노 로얄은 좀 인간적인 모습의 제임스 본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성공작이라 평가했다.

물론 영화 평론가도 아닌 나의 개인적인 평가지만.

 

 

 

많은 사람들은 시리즈마다 바뀌는 본드걸의 섹시한 정도를 평가한다.

물론, 나도 좀 기대한다.

하지만 본드걸 자체보다 제임스 본드가 본드걸을 만나는 장면이 내게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제임스 본드의 고정적인 자기 소개 멘트.

 

술집에서 본드걸이 제임스 본드에게 접근해 이름을 물어본다.

'Mr?'

제임스 본드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대답한다.

'Bond, James Bond.'

별것 아닌데 멋있다.

 

만약, 내가 요원이라면?

아름다운 여인이 다가와 이름을 묻는다.

'미스터?'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한다.

'김'

'김창길.'

 

아, 좀 이상하다.

이름이 촌스러워서 그런가....

건널 수 없는 언어의 장벽.

 

 

 

007시리즈 50주년 기념작 '스카이 폴'.

혹자는 지루하다고 하나, 내게는 역대 007시리즈 중 가장 훌륭했다.

 

일단, 냉전 이후 사라진 공공의 적에 대한 무리한 상황 설정이 없다.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007 시리즈는 북한을 주적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영국의 주적이 북한?

 

스카이 폴에서 적은 내부에 있었다.

적이 세상을 파괴하는 이유도 거대하지 않다. 

아주 개인적이다.

인질로 잡혀있던 자신을 구해주지 않았던 퇴직한 요원.

M에 대한 개인적인 복수.

게다가 게이인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적이다.

언뜻,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설정일 수는 있지만 게이라는 설정이 더 무서울수도 있는 분위기.

물론, 역대 최대의 악역 배트맨 조커 '히스 레저'의 연기보다는 덜 하지만.

 

'Why so serious?'

배트맨 다크나이트 조커의 명대사다.

무슨 설명이 있겠는가?

조커의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아주 맛깔스럽게 표현한 대사다.

 

스카이 폴의 악당은 좀 복잡미묘한 사람이다.

옛 MI6 요원이었던 악당.

악당은 자신이 악당으로 변할 수 없었던 이유를 재밌는 이야기로 소개한다.

 

'마을에 쥐가 창궐한다. 몇 마리 잡아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마을에 구덩이를 파고 치즈(?)를 넣는다. 마을의 많은 쥐들이 구덩이에 빠진다. 치즈가 바닥나고 쥐들은 배고프다. 배고픔을 못 참은 쥐들은 서로를 잡아 먹는다. 쥐가 두 마리 남았을 때 쥐를 풀어준다.'

'풀려난 쥐는 이미 천성이 바뀌었다. 쥐 맛에 길들여진 쥐는 더이상 치즈 따위는 먹지 않는다. 식인종처럼 마을에 남은 쥐들을 모두 먹어치운다.'

 

 

제임스 본드 역시 퍼스낼러티가 기존 007과 다르다.

항상 여유롭게 현장을 누비며 여인들을 매혹시켰던 제임스 본드는 난봉꾼 같았다.

하지만 다니엘 크레이그는 심적 갈등 상황이 느껴지는 배역을 소화한다.

본드는 M 국장처럼 거대하게 영국의 안전을 위해서 뛰지 않는다.  

그가 바라는 건 오직 한가지.

부활!

그저 배짱 두둑했던 젊은 시절의 제임스 본드로 되돌아가기를 원할 뿐이다.

개인적인 자존심인 것이다.

 

 

 

 

체력 테스트를 통과하지도 못한 제임스 본드는 M 국장의 신임으로 현장으로 돌아간다.

현장 요원에게 필수적인 장비 수령 장면.

제임스 본드는 신참내기 Q에게 새로운 장비를 수령한다.

그런데 장비가 달랑 두 가지다.

지문 인식 권총과 위치 추적기

장비가 이것 뿐이냐는 제임스 본드의 볼멘 소리에 Q는 대답한다.

'요새는 볼펜 폭탄같은거 안만들어요'

'당신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더 많은 일들을 내가 컴퓨터로 처리하죠.'

장비를 건넨 Q가 자리를 떠나며 한마디 더한다.

'쓰시고 반납하세요.'

허탈한 표정의 제임스 본드.

 

점점 현장에 다가가기 어려운 시대다. 

사진기자도 마찬가지.

이번 여름, 장마철 갑작스런 폭우를 취재한 사진기자는 없다.

근처를 지나는 시민들이 찍은 휴대폰 사진으로 신문 지면이 장식된다.

정부에서도 사진기자들의 현장 접근을 제한하는 횟수가 많아진다.

많은 사진들이 '청와대 제공', '국방부 제공' 등의 바이라인을 달고 지면에 나간다.

 

Q가 말하는 컴퓨터, 즉 인터넷도 기존의 신문 사진기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인터넷 매체의 젊은 사진기자들은 순간순간 마감에 유능하다.

하지만 기존의 오후 마감체제에 익숙해진 나이 든 사진기자들은 마감에 느리다.

즉 인터넷 경쟁력에 젬병이다.

 

 

 

어쨋든 중년의 제임스 본드는 임무를 완수한다.

다만 MI6 국장은 숨을 거둔다.

국장은 숨을 거두며 말한다.

 

'지금까지 내가 죽인 사람들에게 사죄한다.'

 

그동안의 시리즈물에서 007 살인면허는 단지 오락적인 요소로 등장한다.

하지만 스카이 폴에서 살인은 어쨋든 잘못된 일이라고 시인한다.

M국장의 청문회에서는 총리가 MI6의 필요성에 대해 추궁한다.

시대가 국가적인 안전보다는 개인이 중요한 분위기인 것이다. 

 

 

 

평점 : 9.5점(10점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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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

뱅뱅 클럽

about 2012.10.10 16:44

 

 

뱅뱅뱅! 영어권 사람들의 '빵빵빵!' 총소리 의성어다. 총알이 날라다니는 전쟁터에서 활동하는 사진가 클럽 이야기다. 영화 The bang bang  culb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내전 상황을 기록했던 4명의 보도사진가 이야기다. 보도사진가의 리얼리티를 효과적으로 영화한 작품으로 손색 없다.

 

 

 

"사진기자랑은 연애 안해요. 미친 사람들이죠."

주인공 사진기자 그렉 마리노비치가 같은 회사 여성 편집자에게 추파를 던지고 돌아온 싸늘한 반응.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동료도 이해 못하는게 사진기자 일이다. 하지만 둘은 사랑에 빠진다. 영화에서 사랑 얘기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스킵. 

 

 

 

현장에 개입해서 하나의 생명이라도 지키려고 노력해야하는가, 아니면 한발 물러나 현장을 객관적으로 기록해야하는가? 죽음의 순간을 포착하는 전쟁 보도사진가의 도덕적 딜래마는 그들의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전쟁 사진기자들은 '우리가 외국인이기에 그나마 자유롭게 기록할 수 있다'고 자위하지만, 죽음의 도덕적 딜래마는 보도사진가들을 항상 짓누르고 있다. 죽음의 이미지로 장사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자네는 독수리 앞에서 죽어가는 아이를 살릴 것인가? 아니면 셔터를 누를 것인가?'

본인이 처음 지원한 신문사(경향신문은 아니에요) 입사 면접관의 질문 이었다.

'일단 몇장 찍고 현장에 개입하겠습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면접은 통과했다.

 

현장에 가지 않는 사람들이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한다. 독수리 앞에서 죽어가는 소녀를 위해 당신은 무엇을 했냐고. 퓰리처상을 받은 보도사진가 케빈 카터에게 쏟아진 질문이다. 케빈 카터는 결국 자살한다. 혹자들은 도덕적 딜래마를 극복하지 못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한다.

 

실상은 이렇다. 케빈 카터는 굶주린 소녀 근처에 독수리가 앉자 자신의 위치를 바꾸며 탁월한 앵글을 채집했다. 사진 앵글을 아는 사람이라면 퓰리처상을 받은 사진이 생명의 촉각을 다투는 순간을 포착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다만 기아의 극한 상황을 적절한 랜즈를 사용해 탁월하게 채집한 상황이라고 이해한다. 

독수리는 사진을 찍고 난 후에는 날아갔다. 사진을 찍고 난 후 독수리를 날려보냈냐는 비난을 받을 필요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케빈 카터는 대꾸하지 않았다. 아무리 변명해봐야 현장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변명으로 들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서일까?   

 

"정말로, 정말로,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인생의 고통이 기쁨을 뛰어넘어, 더 이상 기쁨 따위가 없는 지점에 도달하고 말았다."

 

퓰리처상을 받은 케빈 카터의 소감이다.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면서 더 이상 기쁨 따위가 없는 지점은 과연 어떤 상태일까 생각에 잠겨본다.

 

케빈 카터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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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