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귀농마을

village 2014.08.28 19:02

 

구례군 백운산에 구름이 피어오른다. 산수동 마을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전남 구례군의 대표적 귀농 마을 몇군데를 둘러봤다. 10여년전 구례를 다녀왔다는 동행한 선배 기자는 당시에 구례에 젊은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한다. 구례군의 귀농 지원 정책에 힘입어 예전에는 없던 마을이 몇개 생겨났다. 예술인마을, 산수동마을, 예술인촌마을, 피아골 은어마을, 오미 한옥마을을 둘러봤다.

 

 

 

구례읍과 가장 가깝지만, 오지라고 불릴만한 산수동 마을이다. 산골마을이라 지금도 도로 포장공사가 진행중이다. 대학을 보내고 은퇴한 윤춘수(54), 김명희(50) 부부가 봉서리 산 중턱에 농장을 꾸몄다. 귀농은 일단 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귀뜸한다. 남자야 불편한 농촌생활에 쉽게 적응하지만 여자는 쉽지 않다. 산수농장도 부인이 농업대학까지 다니는 열의를 보였기에 가능했다. 남편 역할은 뒷바라지다. 매을 풀을 뽑고 돌을 고르며 고른 돌로 돌담도 쌓았다. 농장 돌담 모양새도 수준급이다. 스스로 머슴 생활을 한다는 남편은 매일 풀과의 전쟁을 치른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화가와 조각가 등 31명의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광의면 예술인마을이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마을의 집들은 도시적이다. 하지만 도심 외곽에서 보는 전원주택단지처럼 천편일률적인 모양새가 없다. 각자 취향에 따라 만든 목조 주택, 지중해풍 이층집, 빨간 벽돌집 등 다양한 집들이 모여있다.    

예술인마을에서 섬유공예가이자 요리예술가인 이명업(63)씨 집을 방문했다. 염치없게 저녁을 대접 받았는데, 요리가 예술이다. 쑥부쟁이죽, 쑥부쟁이 바게트, 쑥부쟁이 돼지고기 요리.... 모든 요리에 쑥부쟁이가 투입됐다. 동의보감에 쑥부쟁이는 해독, 항암효과가 뛰어난 야생화라고 나온다나. 다이어트 효과까지 있다고 하는데, 강원도의 곤드레 나물과 견줄만하다고 자랑이다.

 

 

 

 

지리산 제2봉인 반양봉에서 발원한 물길이 흐르는 동네인데, 펜션들이 모여있다. 펜션도 귀농의 한 형태다. 여름이면 물놀이를 하기 좋고 가을에는 매년마다 단풍제가 열릴 정도로 풍광이 뛰어나다. 구례에서 펜션 사업이 좀 되냐가 동행하는 귀농센터 사무장에게 물어보니 단번에 핀잔이 돌아온다.

 

'돈 못 벌어요. 돈 벌려고 귀농하면 실패해요. 귀농은 돈 벌려고 하는게 아니에요.'

 

끼니 떼우고 살 정도가 귀농에서 성공한거라는 뜻인듯하다. 하긴, 돈 벌려면 돈이 모여있는 도시에서 살아야지.

 

 

 

 

 

오미동 은하수 행복마을이다. 집들이 한옥이라 구례군 사람들은 한옥마을이라 부른다. 마을 앞에는 비옥한 평야가 펼쳐지고 섬진강이 흐른다. 섬진강 너머 오봉산에 구름이 걸려있다.

은하수마을은 전주 한옥마을처럼 한옥 생활을 체험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숙박시설이 모여 있다. 가족이 아닌 나홀로 탐방객들을 위한 주막 딸린 게스트하우스도 있다. 헌데 주막엔 막걸리가 없다. 발효차와 커피를 파는 주막 모양새의 북카페 '산에 사네'다. 주인장은 일본 도쿄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딴 부부가 운영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주막 평상에 앉아 나물 반찬의 소박한 밥상을 만날 수 있다.

 

 

 

 

팍팍한 도심 생활에 지치면 누구나 귀농을 꿈꾼다. 하지만 회피성 귀농은 곧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치밀한 사업 계획을 갖고 최소 3년은 준비해야 귀농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돈도 필요하다. 쉬운 일이 아니다.

201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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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창길